고전 소설론 패러디 소설 자본주의 소설 조선어 교본 소설
2. 자본주의 소설
은 17세기 초, 작자 미상으로 기녀(妓女)를 소재로 한 중편 분량의 한문 전기 소설이다. 에서는 우리 고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돈’에 얽힌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꾀와 돈에 관한 이야기는 둘 사이의 사랑을 이나 에 비하여 밋밋하게 만들어버리지만 꾀와 돈에 대한 내용 자체에 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양반인 경룡과 기녀인 옥단이 혼인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옥단의 신분상승’은 대표적인 애정소설인 의 한 연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에서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 기생어미와 조 상인, 그리고 조상인의 처가 악인으로 등장하여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기생어미는 신의(信義)와 같은 인간 삶의 도리가 없이 오로지 돈으로만 세상을 사는 인물로 돈이 떨어진 경룡을 쫒아내고 옥단마저 납치하여 돈을 받고 팔아버린다. 조 상인은 돈으로써 옥단의 사랑을 사려고 하지만 자신의 처에 의해 독살되는 운명을 맞는다. 조 상인의 아내는 옥단이 자신의 간통사실을 알자 남편과 옥단을 동시에 독살하려하지만 실패한다. 고소설 하면 생각나는 장면 전환 용어 중에 각설(却說), 화설(話說) 등이 있다. 그 중에 ‘각설’은 초기 백화소설 중국에서 구어체(口語體)로 쓰인 소설을 이르는 호칭
에 흔히 보이는 용어로 에도 보이는데 우리 고소설 문헌에 등장한 최초의 예가 아닌가 한다. 16세기까지 우리나라 전기 소설들은 당대 전기(傳記)와 명대 구우의 전기 소설집 ≪전등신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17세기 에 와서 드디어 문언전기(文言傳記)이면서 동시에 백화체(白話體)의 소설적 요소를 보인다.
◎ 고소설 속 장면 전환 용어
각설은 선설, 선시와는 같은 뜻으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장면이 바뀔 때 쓰였고 그 중에서 선시는 ‘이보다 앞서’란 뜻으로 소설뿐만 아니라 일반 문장에도 쓰였다. 차설, 차시 이때는 한 이야기와 동시에 다른 이야기를 가져올 때 쓰고, 재설은 하던 이야기 도중에 다른 이야기를 넣었다가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갈 때 썼다. 화설은 ‘말하자면’의 뜻으로 전체 이야기를 시작하는 첫머리로 각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쓰였다.
3. 최초의 조선어 교본 소설
은 일본에서 조선말을 배우기 위한 교본 소설로 많이 읽혔다. 17세기에 조선어 통역관들이 조선 글 학습서로 을 읽었다는 자료를 보면 18세기 초반 널리 유행한 소설임을 알 수 있다. 많은 소설들 중에서 이 조선어 교본 소설로 읽혔다는 것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조선말을 잘 구사한 좋은 글이라는 뜻이고, 또 하나는 조선을 배울 만한 대중소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일반 서민층을 대상으로 전기수가 낭독했다는 기록과 사대부 집안의 독서 취향으로 이 보이는 것은 이 소설이 하층뿐만 아니라 상층의 독서 대중과도 연결되어 널리 읽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 영웅소설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그 주인공이 ‘숙향’이라는 여성인 점에서 이채로운 성격을 보인다. 그래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숙향전이 고담(古談)이라’는 속담까지 전해져 왔다. 속담의 뜻은 은 옛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그 당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과 숙향과 같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이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속담을 비유적으로 견주어 쓰는 이나 듣는 이 모두 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선결 조건이기에 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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