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감상문 - 영화 감상문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보고
평소에 영화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나는 주말에 하는 것 없이 무료해하던 찰나 새로운 영화가 보고 싶어 인터넷을 뒤졌다. 그러던 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영화를 접하게 되었고 제목에 확 끌려 바로 찾아서 보게 되었다. 스토리와 대사, 유명하고 멋진 배우의 연기가 있는 멋진 영화가 아니라, 일반인 잉여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이루고 만들어 낸 더 멋진 영화였다. 그 영화는 거의 다큐에 가까웠는데 대충 줄거리를 요약해보자면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네 명의 대학생이, 등록금을 구하는 것도 힘들고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것도 힘이 들어 잠깐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유럽으로 무모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고, 각자가 맡고 있는 역할이 달랐기 때문에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고 꾸밀 줄 아는 능력으로 유럽의 여러 호스텔들의 홍보영상을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숙식을 제공받으며 땡전 한 푼 없이 1년 동안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영국에 가서 제 2의 비틀즈가 될 뮤지션의 데뷔 뮤직비디오까지 찍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캠코더로 녹화해 영화를 내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영화로 개봉이 되어 내가 볼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이 프로젝트를 성공했다는 것이었고, 나는 흥미로운 도입부에 더욱 빠져들어 약 두 시간동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영화에 몰입했다.
이 네 사람은 대책 없이 단순히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고, 숙박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로마에서 믈랭이라는 도시로 무작정 횡단을 하는가 하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며 맨 몸으로 돌아다니며 유럽을 느낀다. 처음에 여러 곳의 호스텔에 이메일을 넣고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없는 길거리나 기차역, 쓰레기장을 침대삼아 노숙을 하며 연락이 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돈도 거덜이 났던 참 아무런 연락도 없자 이 모든 프로젝트를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굳혔다. 남은 돈으로 마지막 식량을 사러 갔다 오는 사이, 어느 한 호스텔에서 연락이 왔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으려 했을 때 기적처럼 만나게 된 기회였다. 나는 모든 것이 실패한 것 같고, 이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 그럴 때 성공의 기적은 일어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영상 만들기는 유럽의 호스텔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호스텔이 아닌 호텔에서까지 서로 자신들의 영상을 만들어달라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잉여들을 끌어들였다.
솔직히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이나 되긴 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다. 무모함을 떠나 이름 없는 이 팀을 누가 믿고 일을 맡기고, 또 그런 팀을 누가 먹여주고 재워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 이 잉여들은 그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을 수 없게 일들을 잘 해냈고, 운이 따라줘서 유럽에서의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잉여들은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호스텔 영상을 만들어주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가, 터키로 넘어가 우연히 알게 된 호스텔 주인들과 3개월 정도를 함께하며 가족같이 지냈다. 형제의 나라답게 터키사람들의 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작별인사를 뒤로 하고 마지막 목표인 뮤직비디오를 위해 영국으로 넘어왔다. 인터넷에서 찾은 여러 이름 없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보고,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고, 그 중 가장 끌리는 가수에게 연락을 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두 팀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됐고, 체류기간 한 달 남짓 남기고 만들려고 하니 잉여들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이 들기 시작했다. 서로 갈등도 깊어지고 일의 의욕도 사라져 위기가 있었지만 잉여들의 리더가 혼자 책임지고 이 일들을 다 마치고 가겠다고 한 후로부터 네 명의 우정은 더 끈끈해졌고 결국 뮤직비디오를 다 완성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네 명의 대학생이 무모하게 떠난 유럽여행기일지 몰라도, 장면 하나하나에 재미와 교훈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장난기가 많고 스스로를 잉여라고 칭하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각자의 신념이 뚜렷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잉여인간이라는 뜻은 ‘하는 것 없이 남아도는 사람’, ‘나머지 인간’이라는 뜻인데 이 사람들은 잉여라는 뜻이랑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이 사람들의 무모한 도전에 생각이 많아졌고 모든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먼저 먹는 나를 돌아보며 나도 저렇게 무모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새로운 꿈을 찾는 방법이 필요했다고 하는 연출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도 이렇게 매일이 똑같은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의 생활이 가끔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아르코라는 밴드의 뮤지션이 보내온 메일이 해석되어 나온다. 그 떄의 그 사람들의 감정은 어땠을까 라고 상상을 하며 읽어보니 점점 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졌고, 그 메일을 보내 온 좋은 사람들처럼 여러 지역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쌓는 일도 해보고 싶어졌다. 나한테 있어 이 영화는 뭐든 새로웠다. 좋은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고, 처음 가보는 낯선 곳 낯선 바람과 하늘아래에서도 열정과 노력, 그리고 옆에 의지가 되는 좋은 사람들만 있으면 못해낼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침반 하나로 유럽을 횡단하겠다.’와 같은 무식하지만 멋진 목표가 있으면 내가 무식해질진 몰라도 멋지게 목표를 이루는 힘은 생길 것 같다. 이 영화를 열 번 넘게 봤는데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 새롭고 그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이젠 느끼고 감탄만 하지 말고 직접 나의 생활에서 이들처럼 무모하고 멋지게 목표를 이루어 내야할 때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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