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만나러 가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 지금, 만나러 갑니다 를 보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고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언제입니까?’라고 질문을 한다면 나는 10초에 망설임도 없이 20대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대답은 10년이 지나고 5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직 3학년으로 진급도 하지 않은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남들 눈에는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유아기, 규율과 틀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던 10대, 내가 주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주가 될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오롯이 나 혼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아파하고, 세상에 맞서던 20대가 단언컨대 가장 화려했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가장 화려한 시절을 관통한건 ‘술자리’와 ‘사랑’이었다. 남들은 20대라고 하면 흔히 돈, 군대, 취업을 떠올리겠지만, 운이 좋게 잘 살지는 못하지만 부족함 없이 사는 부모님을 만나 돈에 대한 걱정이 없었고, 교대를 다니게 되어 취업걱정이 남보다 적었던 나에게 ‘술자리’와 ‘사랑’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선배, 동기, 후배,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세상을 가르쳐주는 책이었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친구였으며, 외로움을 달래주는 애인이었다. 이처럼 술자리가 전부인 나에게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아마 숙취로 고생을 하며 본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한편으로 인해 내 20대에 ‘사랑’이라는 것이 추가 되었다. 그 영화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다. 술자리 밖에 없었던 내 인생에 사랑을 추가해준 이 영화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부터 하겠다.
초등학교 1학년인 유우지는 남들은 똑바로 거는 테루테루 보우즈를 거꾸로 건다. 1년전에 죽은 엄마와의 약속 때문이다. 1년 후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 유우지는 그 약속을 굳게 믿고 비의 계절을 기다린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의 계절이 돌아오고 산책을 하던 타쿠미(유우지의 아빠)와 유우지는 기적을 경험한다. 바로 미오(유우지의 엄마)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오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 미오를 타쿠미와 유우지는 집으로 데려와 일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처음엔 모든 것이 어색했던 미오도 하나하나 적응해 가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오는 자신이 쓴 일기장을 보다가 자기가 비의 계절이 끝나는 6주 뒤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의 계절이 끝나고 미오는 타쿠미, 유우지와 이별을 한다. 그리고 나서 깨어난 곳은 어느 한 병원. 20살의 미오는 교통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혼수상태 동안 자신이 죽은 1년 뒤 비의 계절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그 시간여행 동안 20살의 미오는 29살의 타쿠미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훗날 자신의 아들인 유우지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비록 자신이 2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20살의 미오는 20살의 타쿠미를 만나러 감으로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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