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은 거의 모든 미션에서 출연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KBS 의 ‘1박 2일’은 제작진이 출연진에게 밥이나 야외 취침을 걸고 복불복을 한다. 그래서 은 각각의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크고, ‘1박 2일’은 우선 출연자들의 협동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에는 박명수처럼 대들고, 정준하처럼 잘 삐지며, 노홍철처럼 시끄러운 인물들을 모두 조율하며 동시에 자신도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유재석이 있다. 반면 강호동은 출연자들의 뜻을 모아 제작진과 유리한 협상을 전개하는 큰 형 역할을 한다. 자연스럽게 진행을 하면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잡아주다 어느 순간 그들과 경쟁을 하고, 때론 몸개그까지 하는 유재석의 진행은 말 그대로 만능이고, 김종민이 ‘1박 2일’에 복귀한 날 김종민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기자들이 궁금해할 멘트에 적당한 답을 해주며 앞으로 진행될 일을 브리핑하는 강호동의 상황 대처 능력은 감탄할 정도다. 두 프로그램의 PD들이 그들에 대해서만큼은 찬사만 하는 이유가 있다.
은 매번 다채롭게 아이템을 바꾸고, 자막부터 사진 한 장까지 센스 있는 유머를 전달한다. 반면 나영석 PD는 때로는 다큐멘터리에 어울리는 긴 호흡의 시퀀스 안에 출연자들의 다양한 모습과 자연 경관까지 함께 담아낸다. 그만큼 김태호 PD는 자신의 의도대로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수 있는 기획력과 감각이, 나영석 PD는 자신이 생각한 방향에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뚝심과 친화력이 돋보인다. 김태호 PD가 몇 개월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와중에 매월 ‘무한도전 달력’을 촬영하고, 그 사이에 시의성 있는 에피소드를 모두 진행시키는 완벽한 기획력을 가졌다면, 나영석 PD는 남극마저도 일단 갈 기획을 해보고, 정말 가게 되면 그 곳에서 자신도 예측 못한 120%를 뽑아내는 순간까지 기다린다. 패셔니스타인 김태호 PD와 ‘야생’에 적합한 옷을 입는 나영석 PD의 패션 스타일만큼이나 다른 연출 스타일.
“엎드려뻗쳐!” ‘혹한기 캠프’에서 ‘1박 2일’ 출연자들은 잠시나마 얼차려를 받는 것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은지원이 한 살 어린 김종민에게 농담으로 “나이 어리니까 물에 빠져라”라고 할 만큼 ‘1박 2일’은 서열 관계가 뚜렷하다. 반대로 은 박명수와 정준하의 호칭 관계도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반장선거’를 통해 유재석에서 박명수로의 권력 이양도 가능하다. 물론 ‘형’이란 호칭을 쓰긴 하지만, 은 자신보다 웃기면 견제하고, 못 웃기면 비판하며, 서로의 방송 분량을 두고 이합집산을 벌이는 회사 동료처럼 보인다. 반면 복불복을 함께 수행해야 하는 ‘1박 2일’에서는 형, 동생하는 서열관계가 보다 빠르고 단결된 결정을 내리도록 한다. 이는 남자들끼리 고생하며 여행하는 ‘1박 2일’과 예능계의 현실을 쇼에 그대로 반영한 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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