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 엄마를 부탁해
작가 신경숙
1963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2살 되던 해에 중편 [겨울우화]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풍금이 있던 자리] [깊은슬픔] [외딴방] 등 한국문학의 주요작품들을 잇달아 출간, 신경숙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내면을 향한 깊고 유니크한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울림이 큰 문체로 존재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며 삶의 시련과 고통에서 길어낸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가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저서로는 [리진]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바이올렛] [종소리]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밭] [그는 언제 오는가] [강물이 될 때까지]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등이 있다.(출처:네이버)☆
작품 살펴보기
“어느날 ‘어머니’를 ‘엄마’로 고쳐보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어머니를 엄마로 고치고 나니 바로 첫 문장이 이루어졌다.”(2007년 겨울호)
소설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로 시작하여, 너와, 그와, 당신과, 엄마를 이야기한다. 엄마는 지하철역에서 실종되었다. 그 뒤로 소의 눈망울을 가진 엄마는 기억으로서 가족에게 샘솟는다. 엄마는 글을 몰랐고, 엄마는 위의 오빠들이 집을 떠나갈 때마다 슬퍼했고, 이모가 죽고 난 뒤 자신이 낸 산길을 자꾸만 다녔고, 추석이면 유리창을 닦았고, 장미도 심었고, 단풍잎을 주워오라고 했다. 소망원에 돈을 기부하고 있었고, 끝이 안 보이는 부엌 일 앞에서 장독의 뚜껑을 내던지기도 하였다. 에필로그에서 네가 선물할, 아니 선물하고 싶은 장미 묵주를 사고 여인상 앞에서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하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오려내기
가족이란 밥을 다 먹은 밥상을 치우지 않고 앞에 둔 채로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일을 할 수 잇는 관계다. 어질러진 일상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엄마 앞에서 네가 엄마에게 손님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26쪽
너에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 너의 엄마에게도 첫걸음을 뗄 때가 있었다거나 세 살 때가 있었다거나 열두살 혹은 스무살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오T다. 너는 처음부터 엄마를 엄마로만 여겠다.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인간으로. -36쪽
너는 놀랐다. 그들은 그동안 네가 만난 어떤 사람들보다 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43쪽
너는 엄마와 부엌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엄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엄마였다. 엄마가 과연 부엌을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68쪽
하두 작아 자꾸 만지면 없어질 것두 같구. -93쪽
여름에 나갔다가 겨울에 들어온 아버지를 아침에 나갔다가 밤에 들어온 사람 대하듯 엄마가 아무 말 않고 그저 숭늉을 떠다 밥그릇 옆에 놓아주는 것도. -108쪽
내가 잘 묻어주고 그러고 뒤따라갈 테니까는......거기까지는 내가 할 것이니께는. -163쪽
딸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당신이 붙잡고 있는 수화기 줄을 타고 딸의 누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당신의 얼굴도 눈물범벅이 되었다. -198쪽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