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식 자본주의와 독일식 자본주의
두 개의 자본주의 : 영미식 자본주의와 독일식 자본주의
1. 머리말
경영자자본주의는 대량생산기술의 등장으로 개인자본주의가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자본 동원이 필요해지면서 나타났다. 미국과 독일은 19세기말과 20세기초 경영자혁명에 성공하면서 선발자본주의국가인 영국을 능가하는 산업국가로 등장했고 이후 영국, 그리고 일본이 경영자자본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경영자자본주의는 20세기 자본주의 역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경영자자본주의는 시대적 조건 속에서 변모의 과정을 거쳤지만 20세기 자본주의를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선진자본주의가 경영자자본주의에 근거해 발전해왔다고 하지만 각국의 역사적 조건에 따라서 유형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구자본주의의 유형은 라인모델로 대표되는 조정된 시장경제와 앵글로아메리칸모델이 그 전형인 자유시장경제로 구분된다. 조정된 시장경제는 장기적인 기업감시와 “인내 자본”, 집중된 단체교섭과 미시적 수준의 협력적 노사관계, 교육훈련표준화에 대한 기업간 협력, 산업협회의 중요한 역할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2차대전 이후에는 이해당사자자본주의의 이념을 부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자유시장경제는 단기적 기업금융, 외부자본시장 중심의 감시체제, 분권화된 교섭체제, 노동자참가와 산업수준 훈련제도의 결여, 강력한 경쟁정책과 시장규율에 근거한 제도적 장치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주주자본주의의 이념적 지향성을 뚜렷하게 나타냈다.
한 나라의 경제시스템은 경영자, 투자자, 노동자, 국가라는 경제주체들이 상호 갈등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동적 관계를 맺어왔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특히 소유자자본주의가 경영자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경영자가 기업통제권을 장악하게 되자 소유자 지위는 투자자 지위로 바뀌고 계급관계도 노자관계에서 노사관계로 전환된다. 경영자자본주의에서 소유자, 투자자,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은 금융자본이다. 소유자자본주의단계에서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간의 갈등이 잉여가치 분배를 둘러싼 자본 분파간의 갈등이었지만 경영자자본주의에서는 경영자 대 소유자, 경영자 대 투자자간의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성격을 띠게 된다. 따라서 기업지배구조는 각국 경제시스템의 성격은 규정하는 핵심요소이다. 즉 경영자자본주의가 주주가치 지향(shareholder value orientation)의 기업지배구조에 가까운지, 아니면 이해당사자자본주의 지향의 기업지배구조에 가까운가에 따라 각국 경제시스템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글은 서구자본주의 양대 유형인 영미식 자본주의와 독일식 자본주의 모델이 과연 얼마나 다른 지, 그리고 양 모델이 이렇게 달라진 역사적 배경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것이며, 마지막으로 향후 전망을 논할 것이다.
2. 영미식 자본주의와 독일식 자본주의는 얼마나 다른가?
(1) 소유구조
비금융부문 대기업들의 5대주주 보통주 지분율을 살펴보면 독일(41.5%)이 미국(25.4%)과 영국(20.9%)보다 소유집중 정도가 약 2배정도 높으며 소유집중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이탈리아였다(OECD, 1995: 89). 그러므로 독일 대기업은 영미의 대기업에 비해 소유집중 정도가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독일에서 25% 이상의 의결권 보유는 정관개정과 같이 특별의결 정족수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중요 의사결정에 대해 거부권(Sperrminoritat)을 갖는 것을 의미하는데(Deeg, 1999: 99), 1990년 171개 비금융부문 상장대기업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85%는 의결권의 2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있고, 57% 정도는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가 있으며, 22%의 기업들은 7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가 있었다(Frank and Mayer, 2001: 947).
20대 상장대기업 중 통제적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비중(1995년말, %)
미국
영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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