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가치중립성에 대한 고찰
1. 서론
일반적으로 자연의 현상이나 원리, 생명의 아름다움 등을 밝혀내는 역할을 담당했던 순수한 자연과학에서 생활의 전반, 즉 사회, 경제, 문화, 정치, 교육 등에 깊숙이 침투하여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는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살고 있다. 이제는 독립성을 유지했던 과학이라는 분야가 우리 삶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친숙해져야 할 필요를 느낀다. 관계가 깊은 만큼 위험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 분야는 너무 전문화, 고도화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고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 어렵다. 심지어는 과학을 배워야할 학생들도 일찌감치 과학 과목을 포기한다. 아무리 과학은 어렵지 않다고 광고를 해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과학과 우리들의 삶의 관계는 매우 어렵고 어색한 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단순히 어색하고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과학 분야와 그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특히 과학의 가치중립성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많은 이들이 다이너마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던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사람을 살상하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물며 오늘날에는 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에 의한 새로운 보고와 결과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것들을 보고 듣고 사용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그것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때문에 수많은 과학 분야의 연구 주제나 필요, 그의 결과물들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과학의 가치중립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와 관련된 논제에 대해 생각해보며 과학의 가치중립성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따져보고자 한다.
2. 본론
1) 과학의 가치중립성
우선 과학이라는 말은 사실 매우 광범위한 단어이기 때문에 본 글에서는 그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는데 과학이라는 학문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단계이자 가치중립이 요구되어야 하는 세 단계, 즉 연구 주제선정, 연구과정, 연구결과 도출 단계로 이해하고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가치중립이라는 말은 ‘어떠한 특정 가치관이나 태도에 치우치지 않는 것’ 위키 백과사전: 가치중립 검색
을 뜻한다. 따라서 과학의 가치중립이라는 말은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의 결과를 도출하는데 있어서 연구자의 감정, 철학이나 의도, 종교, 이데올로기 등의 가치를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과학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이다. 과학의 연구결과는 명제와 그 명제의 실증을 통해서 도출된다. 대자연의 원리나 진리에 대한 명제를 객관적이고 실증적으로 밝히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 된다. 따라서 과학에 있어서 가치중립은 매우 당연하고 핵심적인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과학의 가치중립성에 대한 두 입장: 옹호 vs 비판
하지만 모든 학문과 마찬가지로 과학 역시 세분화되었고 특히 위와 같은 과학의 핵심적인 가치인 가치중립이 이제는 주로 일부 분야, 즉 자연, 생명 과학 분야에서만 강조하는 부분이 되었다.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투자되고 있으며 경제 산업과 정치, 군사, 문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 과학에서는 가치중립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자, 화학, 로봇 등 기계 과학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대 과학에서는 가치중립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생활의 편리와 이익을 창출하려는 경제적 동기에서 연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가 외교와 안보가 중요시 여겨지는 이 때에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에 대한 국가의 투자비용이 천문학적인 비용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안다. 아울러 외모를 지나치게 중요시 여기는 세속풍토를 이용하여 다양한 성형기술이 등장하고 생명 연장의 꿈을 갖고 사람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각종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과학과 접 붙어 있는 모든 삶에 대한 연구주제가 가치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가치가 충만하게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데에 있어서 가치중립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까’ 등의 선하고 다양하며 창의적인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반면 극단적으로 인간의 생사를 건 주제들도 연구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떻게 하면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사람의 정신을 통제할 수 있는 기계’ 등 비윤리적인 연구주제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치중립을 지켜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가 있는가하면 그 과정에서 의도하는 결과물을 얻기를 원하거나 그 원함에서 더 나아가 결과를 위해 조작을 일삼는 연구자도 있을 수 있다. 연구결과 단계 또한 앞선 단계와 같다. 연구결과 자체는 가치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비윤리적이라 할지라도 가치중립적으로 실험을 하고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하는 연구자가 있는 반면 연구결과를 자신만의 가치와 필요성에 따라 판단하여 발표하지 않거나 발표하는 연구자가 있다. 또한 연구결과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선용 혹은 악용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연구 활동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정리해보면 과학의 가치중립성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은 연구과정은 가치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는 입장으로 이 단계 보다는 연구주제와 연구결과에 보다 집중하고, 긍정적인 부분보다도 부정적인 부분을 더욱 염려하는 입장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친다. 과학의 가치중립성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확인된 진리 혹은 진실은 전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며 판단과 책임은 연구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비윤리적인 면과 사람의 생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중립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의 가치중립성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근거이지만 다르게 보는데, 위에서 제시한 비윤리적인 면과 사람의 생사를 위협하고 있는 실제적인 현실을 비판하고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의 가치중립을 유지하기보다 가치를 적절히 개입시킨 효과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연구자들을 통제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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