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교훈학 복기 바둑 치명적인 유혹
- 바둑, 치명적인 유혹 -
●바둑의 유혹
바둑은 흔히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놀이’, ‘수담’ 등으로 통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나는 6살에 아버지와 큰외삼촌께서 바둑을 두시는 것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가르쳐 달라고 떼를 썼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학원에 보내 주시지 않아서 매일 새벽까지 바둑판과 알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부모님을 못살게 굴었더니, 결국 부모님께서 학원에 보내주셨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부모님께서 글을 배우며 스트레스 받는 것 보다는 직접 알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셔서 글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나는 15일 만에 재능이 있다고 프로기사로 키워볼 생각이 없냐는 원장님의 제의를 받게 되고 7살 때, 승단시험을 통해 1단증을 취득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글도 모르는 6살짜리 아이가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그것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바둑을 배운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종종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도 끌어들일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바둑만의 매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의 매력
나는 바둑을 1999년, 6살 때부터 시작하여 2012년 입단을 할 때까지 아파서 쉰 시간을 빼고, 12년에 달하는 시간을 바둑과 함께하였다. 그것도 입단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루에 10시간 정도를 매일 같이 바둑만 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바둑을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게 공부하였다. 자신의 직업도 아닌, 그저 자기가 좋아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14년이란 시간 동안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바둑에 매력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바둑에서 느낀 매력은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수읽기’라는 것이다.
수읽기란 바둑의 기술 중 하나로 앞으로 둘 수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는 이 수읽기라는 것에 깊이 매료되었는데, 특히 수읽기를 바탕으로 문제풀이를 하는 ‘사활’이라는 것을 즐겨 풀었었다. 내가 수읽기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그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미리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을 뿐이다. 오랜 시간 ‘수읽기’를 공부한 습관 때문인지 평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어떤 선택이 좋을 지에 대한 생각을 할 때에도 수읽기가 도움이 되어 많은 득을 보고 있다.
바둑에 느끼는 매력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종류 또한 다양할 것이다. 바둑을 배워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인생의 낙이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바둑의 변화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지구에는 60억이 넘어 70억에 달하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정말 많은 종류의 인생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바둑의 변화는 그 보다도 훨씬 많다. 이 이야기에 ‘그 작은 바둑판에 그렇게 많은 변화가 있다고?’ 이런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바둑판은 19x19줄로 되어있고 착수 할 수 있는 공간이 361곳 이다. 간단하게 361부터 1까지 곱해본다면 의문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대게 바둑프로기사들은 어렵게 입단을 하여 시합에서 성적을 내고자 바둑 공부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그렇지 않은 선배 기사 분들도 있으셨지만 대부분이 바둑 공부에 열중하는 것이다. 나는 많은 기사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려 한다. 아니 거의 택했다. 교수라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승부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교수가 되려면 학교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지식도 많아야 하는데 아직은 내가 공부도 부족하고 지식도 부족하기에 바둑 공부 보다 학교 공부에 조금 더 힘을 쓰는 것이지 절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또한 지금은 교수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언제 변할지 알 수 없다. 나는 지금 가지고 있는 ‘목표를 향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뿐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둑을 두면서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이때 확실하게 배운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어떤 변화에도 결과는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가 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변화와 마주한다. 어떤 변화는 기쁠 것이고, 어떤 변화는 너무도 막막해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 잘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바둑의 완성
바둑을 한 판 완성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바둑을 배우고 처음으로 바둑 한 판을 혼자 힘으로 다 두었을 때는 정말이지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또, 바둑을 잘 두는 사람들도 심혈을 기울여 한 판의 바둑을 훌륭하게 완성해내면 매우 기뻐한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도 훌륭하게 완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나는 아직 인생을 완성해보지 않아 얼마나 기쁠지 알 수 없지만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바둑을 통해 그 기쁨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기에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세상에 인생의 완성이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바둑을 통해 조금 알게 된 그 기쁨을 제대로 느끼고자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려 한다. 여러분도 바둑을 배워 기쁨을 느껴보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인생의 완성을 향해 한 발 더 다가가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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