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
병역 ·집총(執銃)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절대 악이라 확신하여 거부하는 행위.
이것을 권리로서 주장할 때 양심적 병역거부권, 양심적 집총거부권, 양심적 반전권(反戰權)이라 한다.
2. 국가별 실태
이에 관한 입법례를 보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이스라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헌법 또는 법률로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그 기본법 제4조 3항에서 ‘누구든지 양심에 반하여 집총병역을 강제 받지 아니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에스파냐 ·포르투갈 ·폴란드 ·러시아 ·타이완 등에서는 법제화하고 있지는 않으나,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를 인정하는 근거는, 종교적 ·윤리적 확신에 따라 전쟁에 종사는 것을 반대하는 자에게 병역을 강제한다면, 그것은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고 하는 데 있다.
오늘날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각국의 특수한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그 구체적인 내용에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① 양심적 병역거부의 근거가 종교적인 이유 이외에로 확대되어 가고 있고, ②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과연 진실로 양심에 따라 병역이나 집총을 거부하는 것인가의 여부를 심사하는 심사기관을 설치하고 있으며, ③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대체역무(代替役務)를 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3. 병역거부의 유형
병역거부는 병역거부의 동기, 병역거부의 시기, 병역거부의 정도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병역거부의 동기를 기준으로 크게 종교적 양심에 근거한 병역거부와 그 밖의 윤리적, 철학적, 정치적 양심에 근거한 병역거부로 분류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 온 각국의 입법 추세를 볼 때 초기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요건으로 특정 종교종파의 구성원일 것을 요구하거나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는 등 종교적 양심에 근거한 병역거부를 우선적으로 인정해 오다가 점차 그 밖의 종교의 신자에게, 나아가 윤리적, 철학적, 정치적 양심에 근거한 병역거부에까지 확대해서 인정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병역거부를 해서 처벌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었고 최근에 그 밖의 종교에 기초한 양심이나 윤리적 양심에 근거하여 병역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으나 아직까지 그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둘째, 병역거부의 시기를 기준으로 평시인지 전시인지, 복무 전인지 복무 중인지에 따라 평시병역거부, 전시병역거부 그리고 복무 전 병역거부, 복무 중 병역거부로 나눌 수 있다. 병역거부는 전쟁의 위험이 없는 평시에 자신의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복무 전에 행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전쟁에 임박하여 내지는 전쟁 중에 집총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복무 전 병역거부는 병역 자체를 전부 거부하고 징병검사나 입영을 하지 않는 경우이고 복무 중 거부는 군에 입대하여 군인신분을 취득한 자가 군사훈련이나 집총을 거부하는 경우이다. 국내에서 복무 전 병역거부자는 병역법 제88조의 입영기피죄에 해당하며 복무 중 병역거부자는 군형법 제44조의 항명죄에 해당된다. 그리고 복무 중 병역거부는 지원병이 복무 중 형성된 양심상의 결정으로 병역거부를 하는 경우도 포함 할 수 있으므로 병역의무가 인정되는 징병제 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지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문제될 수 있다.
셋째, 모든 전쟁에 대해 병역거부를 하느냐 전쟁의 성격, 대상, 수단에 따라 특정 전쟁에 대해서만 병역거부를 하느냐를 기준으로 보편적 병역거부, 선택적 병역거부로 나눌 수 있다. 보편적 병역거부는 모든 전쟁에 대해 반대하여 집총을 거부하는 것이고 선택적 병역거부는 전쟁의 성격, 대상 수단을 기준으로, 예컨대 정당한 전쟁이 아니라는 병역거부자의 판단 아래, 같은 민족에 대한 전쟁, 핵무기를 수단으로 하는 전쟁 등 특정 전쟁에 대해서만 병역을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들은 대부분 보편적 병역거부를 대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의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보편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국가들이 비로소 선택적 병역거부의 도입여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복무 중에 새롭게 보편적 병역거부의 양심적 결정을 하는 경우는 적기 때문에 보편적 병역거부는 복무 전 병역거부로서 문제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특정 전쟁에 대해 병역거부를 하는 선택적 병역거부는 복무 중의 병역거부에서 특히 문제된다. 상대적으로 선택적 병역거부는 보편적 병역거부에 비해 양심상 결정을 확인하기 어렵고 복무 중인 군인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보편적 병역거부보다 국가안보에 주는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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