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권제14, 고구려 본기 대무신왕(大武神王)에 기록된 왕자호동은 오늘 날에 이르러 드라마, 시, 희곡 등으로 재창조 되었다. 이는 과거의 의미를 그대로 계승받지 않고 약간의 변용을 통해 원작의 내용을 빌어 작가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 으로써 과거와 문학적 의사소통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왕자 호동’과 원작을 재창조한 희곡 최인훈의 ‘둥둥 낙랑둥’을 살펴 봄으로써 어느 부분이 어떻게 계승되었으며 또한 변용되었는지 살펴 볼 것이고, 최종적으로 재창조 하여 얻어지는 새로운 의미와 표현하고자 했던 목적을 알아볼 것이다. 먼저 원작 텍스트 ‘왕자 호동’을 분석해 보도록 한다.
여름 4월에 왕자 호동(好童)이 옥저(沃沮)로 놀러 갔을 때 낙랑왕(樂浪王) 최리(崔理)가 나왔다가 그를 보고서 묻기를 “그대의 안색을 보니 비상한 사람이구나. 어찌 북국 신왕(神王)의 아들이 아니겠는가?”하고는 마침내 함께 돌아와 딸을 아내로 삼게 하였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의 아버지인 낙랑왕이 처음 대면하는 장면이다. 호동은 옥저 즉, 낙랑에 놀러갔을 때 낙랑왕이 그를 보았는데 왕자 호동을 긍정적으로 보았으며 신분을 알아보고 딸과 혼인 시키려 한다. 주인공인 호동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한나라의 왕에게 인정을 받고 그 증거로 낙랑공주와의 혼인까지 허락 받은 것으로 보아 이 때 호동의 이미지는 상승적이다.
후에 호동은 귀국하여 몰래 사람을 보내 최씨 딸에게 말하였다. “만약 너의 나라의 무기고에 들어가 북과 뿔피리를 찢고 부수면 내가 예로써 맞이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거절할 것이다.” 이에 앞서 낙랑에는 북과 뿔피리가 있어서 적의 군사가 침입하면 저절로 울었으므로 명령을 내려 격파하였다.
호동은 이를 낙랑국을 침입할 자신의 기회로 이용한다. 낙랑공주에게 낙랑국 침입에 걸림돌인 적의 침입을 알리는 북과 피리를 찢고 부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이 때 호동의 이미지는 낙랑국 침입을 계획하고 결의함으로 보아 상승하고 있다.
이때 최씨 딸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몰래 창고에 들어가 북의 가죽면과 뿔피리의 주둥이를 찢고 호동에게 알렸다. 호동은 왕에게 권하여 낙랑을 치게 하였다. 최리는 북과 뿔피리가 울리지 않았으므로 대비하지 않다가, 우리 군사가 갑자기 성 밑에 다다른 연후에 북과 뿔피리가 모두 부서진 것을 알고 마침내 딸을 죽이고는 나와서 항복하였다.(다른 기록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낙랑을 멸하려고 혼인을 청해서 그 딸을 데려다 며느리로 삼은 후에, 본국으로 돌아가서 무기를 부수게 하였다.”)
여기서 최씨 딸은 낙랑왕의 딸 낙랑공주이다 낙랑공주는 호동의 요구에 따르고 호동에게 낙랑국을 치도록 도움을 준다. 다른 기록에 쓰여 있는 것을 해석해 보아도 호동은 낙랑에게 사랑을 대가로 본인의 나라를 멸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는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 낙랑은 호동에게 충성 하였고 결국엔 배신한 것을 들켜 자신의 아버지인 낙랑왕 에게 죽임을 당하고 호동은 이러한 비열한 수로 낙랑을 멸할 수 있었다.
겨울 11월에 왕자 호동은 자살하였다. 호동은 왕의 둘째 부인인 갈사왕의 손녀가 낳은 사람이다. 얼굴 모습이 아름다워 왕이 심히 사랑하여 호동이라고 이름 지었다. 첫째 왕비는 그가 계승권을 빼앗아 태자가 될까 염려하여 왕에게 “호동이 저를 예로써 대접하지 않으니 아마 저에게 음행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고 참언하였다. 왕은 “당신은 남의 아이라고 해서 미워하는 것이오?”라고 하였다. 왕비는 왕이 믿지 않는 것을 알고, 화가 장차 자신에게 미칠까 염려하여 울면서 “청컨대 대왕께서는 몰래 살펴 주십시오. 만약 이런 일이 없다면 첩이 스스로 죄를 받겠습니다.”고 고하였다. 이리하여 왕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호동에게 죄주려 하였다.
어떤 사람이 호동에게 “당신은 왜 스스로 변명하지 않느냐?” 하고 물었다. 호동은 대답하였다. “내가 만약 변명을 하면 이것은 어머니의 악함을 드러내어 왕께 근심을 끼치는 것이니, 이것을 어떻게 효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칼에 엎어져 죽었다.
나머지 내용에서의 중요하게 살펴볼 점은 호동이 자살 하였다는 점이다. 호동은 낙랑공주에게 시킨 일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낀다. 비록 낙랑을 정복하는데는 성공 하였을지 모르나 사랑하는 낙랑공주를 지키지 못하였으므로 번민에 빠진다. 그 가운데 첫째 왕비의 모함으로 더욱 더 호동을 나락으로 내몰게 되고 호동은 국가와 어버이를 위하여 자살한다. 호동은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참소를 당하게 되어 끝내 자살하게 되므로 이때의 호동의 이미지는 침강한다.
변용과 의미 :과 의 서사 구조를 중심으로/2004/이정연/성균관대학교(논문)
최인훈 희곡연구/1996/삼지원/한국극작가극작품론(논문)
옛날 옛적에 훠이 훠이/1979/최인훈/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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