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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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가상유언장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가상 유언장
아흔 일곱, 이제 내 삶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나. 차마 너희들을 불러 놓고 죽음에 관한 얘길 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이렇게 유언장을 남겨본다.
먼저 장례식에 관한 얘기다. 조용하게 영안실에서 가족장 정도로 끝내다오. 그리고 화장해서 내가 자주 갔던 등대 앞에 뿌려다오. 나의 추억들과 함께 잠들고 싶구나.
재산 문제는 신경 쓰지 말거라 너희들이 아는 부분도 있지만, 이미 너희 어머니 몫을 좀 제외하고는 다 너희들 것이 돼있다. 그러니 뉴스에 나오는 그런 어리석은 짓들은 하지 말고
항상 그랬듯 좋은 오누이 사이로 이 아버지 가는 길을 편하게 해다오.
그리고 이제 가족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다.
우선 부모님이 생각나는구나. 당신들 몫은 항상 뒤였고, 이 못난 아들 하나 만을 위해 삶을 사셨지. 부모님이 안 계신 지금에 와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부끄럽지만, 정말 그 컸던 사랑과 관심을 잊을 수가 없구나.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스무 살 철없던 시절에 장미 한 송이들 들고 가 고백했던 때가 생각나는 구려. 결혼 67주년 우리가 만난 지는 77년, 남들은 지독한 사랑이라 지만 아직까지도 그대에게 부족한 내 모습 같아 미안 하고 또 미안 하구려. 친구처럼 누나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힘들 때면 기대 울 수 있었고 기쁠 때면 함께 해주던 그대를 두고 이렇게 먼저 가는 내모습도 부끄럽소. 꿈 많던 20대에 나에게 발목이 잡혀 하고 싶은 것 못하고 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여야 했고, 30, 40대 같이 연구하며 둘 다 힘들었지만 날 더 걱정해 주었고, 퇴직 후 작은 사업을 하던 나에겐 너무나 큰 힘이 되어준 조력자 이었소. 60이 넘은 늘그막에야 호강 시켜 준다며 여행도 같이 다니고 했지만, 나에 대한 그대의 큰 사랑에 대한 보답은 무엇으로도 할 수 없구려. 그대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다음생애 까지 사랑할 것이오.
마지막으로 나의 분신인 아이들에게……. 60이 넘은 너희들에게 아이들 이란 표현을 하고 보니 어색 하구나. 그래도 나의 딸 oo이와 아들 oo이, 너희 둘이 있어 내 인생이 더 빛이 날수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딸 oo이, 목도 가누지 못하는 널 처음 품에 안았을 때가 생각나는 구나. 참 언제 클까 했는데 이젠 이 못난 아버지 마지막을 지켜봐야겠구나. 장녀라 그런지 항상 네 엄마와 날 많이 걱정해주고, 어른스러워서 날 뿌듯하게 했지. 내가 가고 나면 네 엄마 잘 챙겨 주고, 자주 찾아와 말벗도 되어 주렴. 그리고 우리아들 oo이, 둘째라 그런지 누나 보다 네게 신경을 많이 못쓴 것 같아 우선 미안하구나. 그래도 넌 건강하게 똑똑하게 큰 말썽한번 피우지 않고 착하게 커주었고, 이젠 사회적 지위도 누가 함부로 할 수 없을 만큼 높구나. 네 누나에게도 당부 했었지만, 엄마 항상 잘 챙겨 주거라. 기일이라고 따로 음식준비 하거나 하지 말고 그냥 사진이라도 보면서 아버지 생각 한번 해주려무나.
이제 이글도 마무리 해야겠구나. 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라 느끼지만 미련 또한 남는 구나. 죽음 앞에서 당당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자 아버지였기를 바라며. 좋은 곳에 가길 빌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