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구조고도화
21세기 한국 경제는 어두운 긴 터널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당장 녹록치 않는 현실을 자조하는 것을 넘어, 20세기 한국의 경제의 성공의 이유를 살펴보는 작업을 통해 지금의 과제를 찾아내야 한다. 물론 20세기의 성공 방식이 모두 지금도 유효하고, 그래서 그걸 베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작업의 의의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세기의 경제 성공 전략 중 이미 그 효용기간이 지난 것은 가려내고, 성공적인 전략은 다시 살려내는 차별적 시각 안에서 이런 작업은 그 의의를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20세기 한국 경제 성장 요인을 5개의 큰 주제로 거칠게 묶어보고, 이를 자세히 설명해 나가 보도록 하겠다.
1. 산업 구조의 고도화
전쟁이 막 끝난 50년대 한국 경제는 원조 경제의 성격이 강하였다. 주로 미국에서 들어오는 기본 공산품들에 대한 원조는 그러나 단기적인 도움이 될 뿐 기술을 만들거나 산업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성격의 것들은 아니었다. 결국 이런 제품을 되팔아서 얻은 돈이나, 60년대부터 외국에서 들어온 차관을 경공업 산업에 투자하면서부터 비로소 한국은 산업구조를 갖추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경공업 산업은 처음에는 수출 대체 효과를 내면서, 1차 공산품에 대한 수입 수치를 줄이는 효과를 내었다. 그리고 이후 계속되는 정부의 정책 속에 발전하며, 대표적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저임금의 양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의 경공업은 세계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공업 위주의 경제 성장은 처음부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기반 산업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는 한 이런 산업의 발전은 보다 큰 규모의 경제까지 우리에게 약속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60년대 말부터 당시 한국의 경공업 산업은 큰 위협을 맞게 된다. 즉 경공업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원료 및 기반 시설의 수입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오히려 이 분야에서 무역 적자가 나타나게 된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 속에서 70년대 중공업 위주의 경제 전략이 나오게 된다.
한국은 곧 경공업에서 얻은 이익을 국가 기반 산업 건설에 투자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중화학 공업 육성과 연결되었다. 그런데 이런 중화학 공업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시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에 부흥하는 시장이 없었고, 자연스레 수요를 찾아 나선 한국 경제는 더욱더 수출 위주의 경제의 틀을 가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중화학공업의 발달을 통한 산업 구조 고도화와 수출 위주의 경제 체제는 한국 경제의 눈에 띠는 외적 성장을 주도하게 된다.
물론 이런 경제 성장 과정이 선진국 특히 미국의 경제 구조가 첨단 산업으로 변하면서 본래의 전통 산업을 후기 공업 국가들이 떠맏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해서 오히려 우리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심해졌다는 비판의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이런 중화학 공업의 성공은 전 세계에서 보기 힘들만한 예이고, 이런 산업 바탕이 결국 20세기말 한국의 첨단 기술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며, 지금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2. 집중화 전략
지금부터 살펴볼 전략은 좀 세심하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다. 즉 효율성의 측면에서 접근한 집중화 전략인데, 이는 20세기 한국 경제의 성공 요인이자 21세기 한국 경제의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반추해봐야 할 문제이다.
현대 중국에서 말하는 선부론처럼 일부 기업 혹은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쏟아 부으면서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 전략을 폈던 것이 바로 20세기 한국이다. 처음 원조 경제에서부터 얻은 자금을 정부가 일부 기업에 집중하여 투자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이를 알 수 있다. 60년대 정부도 역시 시중 금리와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싼 금리로 이들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기업의 자금 형성을 돕게 되는데 이런 전략 속에 한국의 재벌들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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