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면서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 12:1)
하나님의 백성의 역사는 이민자의 역사였다. 이민자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떠나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 새롭게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단순히 지리적 이동뿐만 아니라 일생을 통해 사회적, 문화적 이주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이민자이다.
새 천년의 문턱에서 우리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낯설고 물 설은 땅에 도달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기대와 희망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우려와 절망으로, 미래는 마치 개봉을 기다리는 판도라 상자처럼 우리 발 앞에 놓여 있다. 이 문턱에서 우리는 1962년 이전에 태어났다면 이민자로, 그 이후에 태어났다면 토착민으로 나뉠 수 있다. 이민자와 토착민의 모습을 통해서 기독교인인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알아보겠다.
2. 수동에서 디지털로
이민자들은 수동화 시대의 산물이다. 라디오, TV, 타자기, 영화 세대가 그등이다. 반면 토착민들은 디지털 시대의 산물이다. 컴퓨터, 팩스, 핸드폰, 그리고 월드와이드웹 세대가 그들이다.
나는 수동화 시대 후기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어가는 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냈다. 전자다이얼 전화기가 보급되고, 전자오락실엔 항상 내 또래의 친구들로 붐볐으며, 게임팩을 끼워서 작동시키는 게임기, 다이얼식 TV에서 버튼식 TV로 바뀌어 가는 시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IT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사회는 나의 어릴적 사용하던 전자제품들이 하나로 통합된 시대가 되었다. 초고속인터넷을 시작으로 TV, 컴퓨터, 전화기, 게임기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기기를 어느 때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자오락실에서 인터넷이란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 만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방으로 그 모습이 변하였고, 전자버튼식 TV에서 디지털 TV로, 유선방송에서 위성 케이블 시대로 변하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내용이든 나쁜내용이든 가장 쉽고 빠르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체는 오직 TV였고, TV의 창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TV속 다양화된 프로그램과 가장 쉽게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인터넷의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 인간의 정신은 모던 시대가 낳은 가장 비인간적인 발명품 TV에 터무니없이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 여태껏 설명된 적은 없었지만 TV만큼 중요한 것은 리모컨이다. 리모컨은 TV를 수동적인 소비로부터 참여적인 스포츠로 탈바꿈시켜 주었고 우리로 하여금 TV 프로그램을 조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쇼를 즉석에서 만들고 디자인하면서 TV를 간접적인 매체가 아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매체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참여할 수 있다는 이점은 인터넷이 이보다 더 하지만 말이다.
◈ TV에서 나온 것처럼
이러한 현대시대의 문화를 처음부터 접해왔던 10대 청소년들을 상대로 교회의 프로그램 또한 변화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다양한 청소년 사역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들과 자료들도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설교자와 청중들 사이에 오로지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되어왔던 메시지들이 현대에 이르러 설교의 스타일도 변화 시켜놓았다. 영상과 인터넷 문화에 익숙해 있는 디지털 세대를 위해 설교형식이 영상 매체를 통해, 음악을 통해,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전달되어야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 크리스천의 저자 레너드 스윗도 영상에 익숙해져 있는 현세대들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다. 청소년 모임에서 강연할 때에 강연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자신이 강의한 내용이 담긴 비디오를 틀어주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말한다. 직접 말하고 읽고 토론하는 방식이 “스크린 세대”라고 불리우는 영상매체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진부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것을 접하는 스크린 세대들은 이러한 편리함을 갖춘 영상매체와 컴퓨터를 찾고 있으며 그런 문화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 코덱스에서 코덱으로
농업, 어업, 임업, 목축업 등을 배경으로 살았던 1차 산업시대에서, 건축, 광업, 제조업이 시대를 이끌어 갔던 2차 산업시대와 상업, 운수통신업, 금융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3차 산업 그리고 정보통신의 사회, IT와 인터넷의 시대가 흘러왔던 시대에 나는 살아왔다. 앞으로 새롭게 대두되는 산업은 바로 생명공학의 시대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고도로 발전된 기술이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고, 이러한 편리함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인간의 건강, 생명에 관심이 쏠리면서 생명과학은 급속히 발전 중에 있다. 생명과학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지만 새로운 천년의 시대가 열리면서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인간의 유전자를 통해 인간의 인격, 성향, 질병 등의 비밀을 해석하기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한 게놈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 게놈프로젝트의 유전자 기준을 토대로 앞으로 토착민이라 불리는 현 세대들이 인간의 나쁜 점만을 빼고 좋은 점만을 만들어내는 획일화된 인간을 탄생 시킬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러한 시대에 토착민들이 생물학적 유전자 지도를 갖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명과학과 컴퓨터 과학이 합쳐질 때 인간은 어떻게 새롭게 정의될까? 토착민들은 삶과 자연과 인류에 어떤 영적 의미를 부여할까?
- 레너드 스윗 지음. 김영래 옮김, 『미래크리스천』, 서울 : 좋은씨앗,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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