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명품소비에 대한 열기는 끊임없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소비는 바닥을 기는 세상에 유독 명품만이 호황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8%, 순이익은 92.7%나 급증했다. 페라가모, 한국로렉스,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매출액도 너나할 것 없이 상승했다. 명품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도 쑥쑥 크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지만 명품의 매출 증가율은 16.1%로 타 부문을 압도하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했다. 명품 시장이 커지자 롯데백화점에비뉴엘과 신세계 명품관은 럭셔리 이미지를 앞세워 명품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명품은 사회 최상류층의 자기 과시에 불과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고개를 흔든다. 조선일보 곽명동 기자의 글
한국의 명품 소비 증가는 젊은이들의 가세가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난자를 파는 여대생,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고가 제품을 훔치는 고교생 등 명품 관련 뉴스는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고가품을 쓰면 자신이 다른 자아로 변한다는 환상에 빠진 일부 젊은 층의 명품 소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만족적이고, 유희적으로 변한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속옷도 명품이 아니면 입지 않는 중독자도 나오는 상황이다.
N세대에 이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세대가 바로 L세대(Luxury-Generation)라 불리는 명품족이다. 명품족이란 고가의 수입 정장이나 가방, 구두 등의 액세서리 소비를 일상화하면서 명품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프랑스의 루이뷔통 가방이나 이탈리아의 페레가모 구두 등 명품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한달 에 20-30만원씩을 ‘명품계’라는 이름으로 모으기도 한다. 또한 이들 명품족은 중고 명품은 쓰더라도 가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해외여행도 관광보다는 명품구매 위주로 스케줄을 결정해 명품샵을 도는 명품관광을 즐기는 것이다. 쇼핑이 주목적인 하나투어 도쿄 자유여행 상품의 이용객은 2003년 295명에서 지난해 5278명으로 3년 사이 17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조선일보 이성훈 기자의 글
명품의정의
명품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이란 뜻으로 예술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작품을 의미한다. 또 다른 명품의 의미는 ‘쓰면 쓸수록 빛을 발하고 질리지 않는 것들’ 이라고 한다. 즉 비싼 값의 유명 브랜드 제품만이 명품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명품 하면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유명 의류, 잡화 브랜드를 떠올린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의 88%가 명품은 고가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명품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인들의 대다수는 명품이란 고가의 물건만을 명품으로 여기거나 유명 의류나 잡화 브랜드를 명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명품은 자동차, 와인, 칼, 시계 등 사소한 것까지 폭넓은 범위에서 해당된다. 다시 말하자면 장인정신이 깃들은 물건이면서 고객들이 만족하고 쓸 수 있도록 명성을 얻는 제품이 곧 명품인 것이다.
그렇다면 명품은 왜 특별할까? 그 이유는 소비자들을 열광시키는 명품 브랜드의 공통점을 들 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수백 년 넘는 세월 동안 지켜 온 좋은 품질과 럭셔리한 이미지, 유행을 앞서나가는 디자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또 명품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들만의 특별한 마케팅과 홍보 기법을 빼놓을 수 없다.
첫 번째는 브랜드를 함부로 노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의 기법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대놓고 광고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 노출도 극도로 꺼린다. 또한 명품 반열에 오른 브랜드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로고나 문양을 자랑한다. 샤넬의 C 로고와 구찌의 더블G 로고, 루이뷔통의 LV 로고, 에트로의 페이즐리 문양, 버버리의 체크 무늬 등은 시간이 흘러도 브랜드의 가치를 동일하게 유지시켜준다. 에르메스처럼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에게 자사 제품을 입히는 스타 마케팅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브랜드도 있다. 대중에게 알려서 많이 파는 것보다 가치를 알고 찾아오는 고객만 받겠다는 의도이다.
이렇듯 폐쇄적이고 상징적인 홍보 전략에서 명품브랜드는 그 희소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었고 그 것이 지금의 명품선호현상에 원인이 되는 명품소유에 따른 심리적 우월성을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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