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약사란 무엇인가

 1  이상적인 약사란 무엇인가-1
 2  이상적인 약사란 무엇인가-2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이상적인 약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이상적인 약사란 무엇인가
이번 학기에 교수님께서 내주신 레포트의 주제는 나로서는 사실 논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어떤 학우들은 이미 자신의 진로를 확고히 정하고 그에 대해 정진하고 있거나, 혹은 최소한 자신이 졸업 후 ‘약사’로서의 직업관을 가지고 그걸 위해 졸업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학우들과는 달리 나는 아직 내가 장래에 무엇을 할지, 또한 그에 대한 가치관을 확고히 정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이는 애초에 내가 입학할 당시, ‘약사’가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두고 입학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에 재학 중에 알게 되었는 의과대학에 있지 않고는 알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사실들을 접하고는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로서는 아직 ‘약사’로의 진로도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약사’ 만이 아닌 그것을 포함하는 수준에서의 목표 만은 어렸을 때부터 정해져있었고 그것만은 아직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내가 논하는 것은 그러한 내가 가지는 가치관념에 대한 것이 될 것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나 또한 사춘기라는 시절이 있었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내가 이과 관련 학과를 정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요즘에는 오히려 그러한 것을 찾아보지 않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어린이 과학 잡지부터 시작해서 중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 기고문이나 출판물 등에 대해서 접하였다. 그리고 어느 날 잡지를 읽다가 ‘텔로미어(telomere)’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텔로미어란 유전자 끝에 붙어있어서 염색체가 복제될 때마다 유전자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텔로머라제(telomerase)가 텔로미어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염색체 복제가 반복하게 되면 결국 작용하지 않아서 정상적인 염색체 복제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노화이고 결과가 세포의 죽음이다.
이러한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실로 빛을 보는 느낌이었다. 당시 연구로서도 아직 이러한 생화학적 기전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고, 지금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 그때 나는 결심하였다. 분명 이것을 연구하여서 인간의 노화와 죽음의 기전을 밝히고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연구업적에 기여하겠다고. 그래서 처음에는 생명과학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공부하면 할수록 인간에 직접적인 연구를 하여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약학과를 통해 약학으로의 진로를 잡게 된 것이다. 그처럼 나에게 있어서는 인간에 대한 탐구가 가장 큰 약학으로의 진로 배경이었고 또한 그와 관련해서 약사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된 가장 큰 배경이었다. 지금은 그에 대한 확고한 다짐을 가지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을 연구하고 탐구하겠다는 그 마음가짐 만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원동력이자 설혹 임상약사가 된다고 해도 추구하게 될 가장 큰 가치이자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약학을 공부한 약사는 본질적으로 생명을 죽음에 이르지 않게 하는 학문이다. 또한 그에 파생되어서 인간이 양질의 삶을 살도록 유지하는데 이르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시도 약학의 본질을 잊은 적이 없다. 생명을 내 손 안에서 살아 있도록 하겠다는, 혹은 그 사람이 좋은 삶을 살도록 하겠다는, 어찌 보면 대담하고 주제도 모르고 거창하기만 한 그러한 목표가 내가 약사에 대한 이상향이자 관념이었다. 그래서 이때까지 한시도 내과약사 이외에는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물론 오늘날 한국에서 major 과목들은 힘들고 보수도 많이 받기 어렵다는 생각들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안 그래도 애초부터 힘들기 그지없는 직업인 약사로서 그러한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약사가 되지 않는다면, 또한 그러한 의료 행위를 함으로서 가질 수 있는 보람을 느낄 수 없다면 굳이 약사를 하면서까지 살아야겠는가 싶다. 그러한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책임감이 내가 약사로서 추구하는 두 번째 가치이다.
보잘 것 없긴 하지만 내가 약사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부유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나는 항상 삶에 쪼들리는 생활을 하지 않고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좀더 여유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시면서 살아오셨다. 그리고 직업이 없을 때마다 가지고 계시던 교원자격증을 바탕으로 교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오셨다. 그것을 보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직업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직업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실히 필요한 직업, 그리고 신체 능력도 떨어지고 뭐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나로서는 지식을 이용한 직업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러한 조건들을 충족하는 직업들 중에서 내가 선택한 것이 약사였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안다. 단순히 ‘약사’가 된다고 해서 저렇게 최소한의 편안한 삶을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러나 저러한 단순하지만 직업적인 가치가 나로서는 약사를 추구하게 되고 또한 약사로서 살아갈 때의 가치이기도 하다.
추신>
아직 제 안에서는 약사에 대한 모습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임상 약사를 진정으로 할 것인지 연구를 하는 길로 나아갈지 또한 아직 고민 중이고요. 그러나 위의 글에서 적었듯이 저에게 있어서는 인간을 탐구한다는 것이 가장 큰 가치이자 인생에 있어서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흐려졌지만, 어렸을 때의 그 초심은 아직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만약 임상 약사가 된다면 관심의 대상은 인간의 질병이나 인간의 삶이 될 것 같습니다.
예과 2학년의 교양독서 4를 시작으로 벌써 4학기 째 고생해주십니다. 작년의 수업보다 올해 더욱 더 즐거웠습니다. 교수님께서 진지하게 고민하여 선정해주신 주제들, 그리고 그 주제들 안에서 더욱더 개개인의 가치 판단을 이끌어내어 주셨는데 저로서는 학우들의 다양하고도 깊은 생각들을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이번 학기에 전반적으로 걸쳐서 강조하신 개념인 공리주의와 개인주의 또한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리주의였는데 의외로 많은 학우들은 개인주의 더군요. 확실히 개인주의들을 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책임감의 회피였는거 같던데, 처음에는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들으면서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아쉬운 게 제가 생각하는 약사로서는 단순히 직업으로서의 약사 뿐이 아닌 이것은 사회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게 약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약사라면 냉정하게 판단하여 공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이 학우들에게서 찾기 어려워서 저로서는 아쉬웠습니다.
여튼 저로서는 이번 학기가 정말 뜻깊은 학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수업을 준비해오시고 때로는 엉망이 되는 토론을 잘 진행하셔서 저희들에게 각각 의미있는 메시지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학기에도 들어오시나요? 정말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