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감상 - 방바닥 긁는 남자
2011년 10월 18일 저는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주체하는 작가 ‘김지훈씨’의 3부작 중 하나인 ‘방바닥 긁는 남자’를 보았습니다. 이 극은 2000년대 201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극의 배경으로 두고 있으며, 그 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등등의 사회문제를 비판·풍자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약육강식을 비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현재든 과거든 계속적으로 이어져온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정치는 항상 그랬습니다. 강자만이 정치라는 무기를 휘두르고 다니는 세상! 정치는 단순히 강자들의 무기일 뿐입니다. 단지 과거에는 그 정치라는 무기가 한명 또는 극소수의 특권층에게만 부여 되었던 거고, 현재는 그 무기를 휘두르는 사람이 조금 더 늘어났을 뿐입니다. 현재도 그 무기에 당하고, 그 무기가 자신을 향해 잘 못 내려쳐 질까봐 많은 프롤레타리아들은 두려워하고,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는 채 사회의 어두운 곳으로 점점 더 숨어 들어갑니다. 이 극에 나오는 4명의 남자들도 사회의 약자요, 정치의 칼날에 위협에 노출된 프롤레타리아들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고 오로지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이 잠을 잘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매일을 보내게 됩니다. 이 모습은 즉, 밖이라는 무서운 사회로 나가지 않고,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에서 조용하고 안전히 지내고 싶은 그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 역시 편안한 것에 너무 안주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사회가 이러합니다. 강자들에게 불만을 참지 못한 몇몇 약자들은 목숨을 걸고 그들과 투쟁을 합니다. 하지만 그 투쟁에서 성공하는 이는 열손가락으로 몇 꼽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 강자들의 칼날에 비참하게 베어집니다. 몇몇 빼고는 그 칼날에 맞서려고 하지 않고 당하며 평생을 살아갑니다. 이게 이 극의 주된 정치적 상황입니다.
경제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정치에서 말한 것처럼 이 시대에 강자는 돈이 많은 사람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대다수가 강자입니다. 특히 현재 자본주의사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을 했지만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지 그 밑에 사람들은 살기위해 피터지게 싸워야합니다. 이 극에서 보는 경제는 위에 정치와 연관데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는 어떠합니까? 컴퓨터의 발전으로 모두들 집밖으로 나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 극에서도 4명의 인물들은 밖으로 나오려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마음이 폐쇄되어있습니다.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려하고, 자기가 좋게 되기 위해 자기 윗사람들에게는 거짓으로 아부를 떨고, 자기 아랫사람들에게는 막대합니다. 이 극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드러납니다. 오로지 자기 배만 채우려고 하고, 자기만 좀 더 깨끗한 속옷을 입으려고 하고, 자신만 편하게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강자가 새롭게 바뀌면 자기가 전에 모시던 강자였어도 그 사람이 강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리면 순식간에 전 강자를 버려버리고 새로운 강자에게 들러 붙어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현사회의 큰 문화적 현상입니다. 이기주의! 이 작품은 이런 현대의 잘못된 모습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난 극을 보면서 연출적인 면이 참 신선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배우들이 연극 ‘됴화만발’에서 보았듯이 몸 전신에 누리끼리한 전신분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분장이 관객들에게 뭔가 그들의 세계에 좀 더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고 틈만 나면 방바닥에 누어 계속 나뒹구는 연출 또한 ‘진짜 저들이 누룽지 인간이구나~’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연출이었습니다. 극단에서 일한 형과 함께가서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배우와에 만담에서 극단 대표님이 말하시기를 작가는 집이라는 장소 위에서 말고, 그냥 아무것도 없는 무대바닥에서 누워 공연이 끝날 때 동안 배우들이 일어나지 않은 채 계속 연기를 하길 바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출가님께서 그렇게 계속 바닥에만 누워있으면 관객들이 보기도 불편하고, 재미도 없을 것이라면서 무대 작은 집이라는 장소를 넣고, 배우들이 앉았다, 일어났다, 짜장면에 미끄러졌다, 발버둥 치다 등등의 움직임을 넣어 흥미를 북돋았습니다. 그리고 잠깐 잠깐에 연기를 사용해 뭔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게 만들었고, 실제로 무대를 부수게 하여 정말 실감나는 느낌, 관객들에게 현재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부서져 가는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는 누룽지 인간들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작은 무대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만들어 주어서 되게 신비롭게 공연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정말 극과 배우들을 하나로 잘 일체시켜주어 신선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총 6명의 인물이 나옵니다. 그 중 4명의 인물이 이 사회에서 도망쳐 숨어들어온 누룽지 인간들이고, 1명은 누룽지 인가들이 사는 집에 신령, 마지막 한명은 자장보이 입니다.
남자 1 : 잔꾀가 많고, 이기주의의 결정체이며, 우리 사회에서 비리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남자 2 : 아 버려진 집안사람들 중에서 가장 머리가 크고, 성격은 욱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리로 인해 계속해서 우두머리기 되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다가 마지막에 비리를 파헤치고 우두머리가 되는 그나마 이 무리 안에서 똑똑하고 저돌적인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남자 3 : 그야말로 박쥐&여우같은 인물입니다. 권력자 앞에선 깨갱하고, 권력자가 아닌 사람은 막대하고, 그러다가 권력자가 바뀌면 자신이 모시던 전 권력자를 가차 없이 버리고 현 권력자에게 딱 붙어버리는 그런 나쁜 사람입니다. 현 사회에서의 박쥐같은 인간들을 풍자하는 인물입니다.
남자 4 : 한때 공부 잘하던 인물입니다. 허나 사회에서 어떤 혹독한 고통을 받아, 그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놓아 버린 불쌍한 인물. 이 사회에도 아무런 힘을 있지 않아 매일 당하고만 사는 인물입니다.
집신 : 아파트 & 발달된 주택보단 오랜 전통이 있던 집을 버리지 못하고 재개발로 인해 버려진 집이지만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신입니다. 그리고 누룽지 인간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좋은 신입니다. 허나 자신의 그런 선처에도 이 누룽지 인간들은 계속 누워서 집 관리 및 자신들이 먹고도 씻지 않는 더러움을 보고 결국에는 분노해 그들이 사는 집을 부서 버리는 인물입니다.
자장 보이 : 도발적이고, 화만나면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인물이다. 극적 흥미를 북돋아 줍니다.
이런 주된 인물들이 하나하나 극을 끌어 나가는데, 그들의 연기적인 면은 정말 연희단거리패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남자 2 배우의 실감나는 애드리브로 시작이 되고, 그들의 연기는 순간순간에 끊임없이 잘 이어져 나갔습니다. 배우들끼리 그리고 배우와 관객과의 호흡 또한 척척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배우들 각각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연기를 해서 보고 배우와 함께 호흡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남자 1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권력 딱하나만 믿고 말로 만 정치하는 정치인 스타일, 남자 2는 저돌적이지만 힘 앞에서는 결국 기회가 올 때까지 깨갱되는 혁명단 같은 스타일, 남자 3은 재수 없고, 말 많고 박쥐같은 아부 쟁이 스타일, 남자 4는 그냥 정신을 놓고 시대가 가는데도 그냥 거기에 몸을 맡겨 물 흘러가듯이 그냥 살아가는 현대인들 스타일. 과연 배우들이 어떻게 그 인물들의 스타일을 잡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들은 위에서 말한 스타일을 각각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출 또한 그랬습니다. 연출가만의 관객과 소통하는 스타일이 보였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봤을 때 무대 위에 그 집은 정말 상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 좁디좁은 2평 남짓한 공간이 4명의 누룽지 인간들의 답답한 마음과, 좁은 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 한 것 같고, 그 안에서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게 한 실용적인 무대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출적인 면으로 봤을 땐 위에서 계속적으로 말했듯이 칭찬할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장면이 많고, 팬티를 훌러덩 벗어버리는 것이 자주 나오고, 발가락을 빨게 하는 장면이 너무 자극적이었습니다. 배우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는 관객들도 가끔씩 너무하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짜증이 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두고 평가하자면 10만점에 8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연기적인 면을 보면 내가 참 배울게 많다고 생각되는 공연이었습니다. 김영수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것! “몸이 우선이며 몸을 통해 말을 해야지 몸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말만하는 절대 안 된다. 행동을 할 때 하고 멈출 때 멈추고…….” 이 배우들은 그 많은 대사들을 말하지 않았다. 몸을 통해 표현했다. 이 공연을 보고 뭔가 송승미 교수님이 무엇을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다. 나는 현재 몸 보다는 말 하는 게 우선이고 그 말에 감정을 넣어 연기를 하는 척 한 것 같다. 내 몸은 죽어 있던 것이다. 이곳의 배우들은 서로 호흡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느끼는 걸 관객들도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아직 교수님이 내가 어떻게 바뀌길 원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바뀌기 위해 내가 머리는 알겠는데, 몸으로 표현하기가 아직은 잘은 모르겠다. 허나 이 연극이 그걸 풀어나가는데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 것 같다. 2편 3편도 한번 보고 싶다. 과연 이 연희단거리패의 이번 3부작 연극이 나에게 또 다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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