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손님과 어머니
기억 속에 남는 주인공 : 옥희의 어머니
처음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읽게 되었을 때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이 행복한 결말로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충분히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 갔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이런 결말에는 시대적 상황이 문제되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 시대는 1930년대 과도기라고 한다.
이번 과제의 작품을 선택하기 위해서 많은 현대소설 작품을 생각해보았다.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재미있게 읽었던 ‘사랑손님과 어머니’라는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예전과는 다른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은 나의 사고방식과 너무 달라서 작품을 읽는 동안에 어머니의 태도가 너무 답답했다. 단락별로 읽어 나가면서 소설의 상황을 전개하는 옥희에게 관심을 가기 보다는 표현을 잘 하지도 않고 소극적이고 걱정이 너무 많은 어머니라는 등장인물에 많은 관심이 가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우선 처음 사랑방에 손님이 살게 되면서 외삼촌이 잔심부름을 많이 하게 되어 불만을 가지게 된 부분이었다. 외출을 하려고 할 때 어머니는 외삼촌에게 사랑방 손님이 저녁을 먹고 나면 밥상을 들여다 놔라고 하였다. 외삼촌은 어머니에게 ‘누님이 좀 상 들구 나가구려. 요새 세상에 내외합니까!’ 라고 했다. 이때 어머니는 얼굴이 발개지고 외삼촌에게 눈을 흘겼다. 시대적 문제도 있었다고 하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의 밥상을 치우는 일이 어머니에게 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이 드는지 궁금했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하숙을 하는 것인데 어머니가 손님의 상을 치울 때 ‘잠시 손님의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어때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위에는 얼굴 마주치는 것이 부끄러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옥희가 손님방에 놀러 갈 때면 태도가 변했다. 세수도 시켜주고 머리도 다시 땋아주고 저고리도 깨끗한 것으로 바꿔주는 것을 봐서는 어머니가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평소에 깔끔하다는 것을 손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인 것 같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간접적으로 어머니가 손님에게 자신의 매력을 표현하는 것 같아 보인다.
옥희가 화난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 유치원에서 진달래를 가져와서 주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옥희가 유치원에서 엄마를 위해 가져 왔다고 하기 부끄러워서 옆에 사랑방 손님이 줬다고 해버린다. 다시 얼굴이 붉어진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꽃을 받고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내가 만약에 어머니 이었다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을 것 같다. 걱정보다는 설렘이 크게 다가 왔을 것 같다. 어머니와 같이 얼굴이 붉어 질 수도 있지만 입에는 숨길 수 없이 미소가 가득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머니는 얼굴만 붉어 질 뿐 내가 생각했던 태도와는 달랐다. 옥희에게는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고는 꽃을 병에 담아 풍금위에 두었다. 그리고는 꽃이 시들자마자 대를 잘라내고 꽃잎을 찬송가 갈피에 끼어 두었다. 도대체 어머니의 태도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를 보고 걱정도 하는 것 같은데 반면에 손님이 선물해준 꽃이 시들어도 버리지도 않고 계속해서 간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손님의 마음을 받아드린다고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머니의 태도에 헷갈렸다.
꽃을 준 그날 밤 옥희가 손님방에 가서 그림책을 보고 놀고 있을 때 갑자기 풍금 소리가 들린다. 옥희는 어머니가 풍금을 그렇게 잘 타는지 몰랐었다. 이어서 풍금 곡조에 맞추어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떨려오기 시작했다. 노래 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에는 풍금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는 옥희를 꼭 껴안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한참이 지난 후에 어머니는 ‘옥희야, 난 너 하나문 그뿐이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어머니가 풍금을 타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올바른 행동이 맞는지 판단하고 있지 않았을까……. 풍금은 오래 전 옥희의 아버지가 선물해준 것인데 달이 깊은 밤에 생각이 나서 풍금을 탔다면 어머니는 남편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손님도 생각했을 것이다. 아직도 남편을 잊지 못해서 풍금을 탔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좋아해서 남편에게 미안해서 눈물을 흘렸을 수도 있다.
이러한 어머니의 심리적 갈등이 좀 더 심해진 부분은 사랑방 손님이 옥희에게 지난 달 밥값이라며 봉투를 어머니께 전해주라는 행동에서 시작되고 있다. 어머니는 직감적으로 느꼈던 것이었을까……. 단순히 돈만 들어 있다고는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굴이 또 달아올랐다고 볼 수 있다. 지금 흔히 말하는 여자의 직감이 라는 것이 옛날에도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는 돈과 작은 쪽지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무슨 내용인지 알면서도 한참을 망설이다가 갑자기 무엇인가를 결심하듯이 종이를 펴들고는 읽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읽는 내내 얼굴이 파래지고 발개지기를 반복했다. 종이를 든 손까지 바들바들 떨렸다. 종이를 다시 접고는 봉투에 도로 넣어 버린다. 그 뒤로 어머니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 있다. 소설 속에는 쪽지의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소설의 흐름을 보면 알 수 가 있었다. 아마 사랑방 손님이 어머니에게 고백을 하는 내용 이었을 것이다. 그날 저녁 옥희는 자다가 깼는데 어머니가 없어서 불안해하고 있는데 장롱에서 아버지의 옷을 쓰다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소곤거렸다. 내 생각에는 어머니는 남편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방 손님과 사랑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했을 것 같다. 아마 여기서부터 어머니는 결심을 한 것 같다. 어머니에게는 과부라는 호칭이 붙지만 재혼을 하면 옥희에게 피해가 갈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잡는 것 같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만약 옥희가 없었더라면 사랑방 손님과 좋은 결실을 맺었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 옥희가 없었으면 조금 더 사랑방 손님에게 적극적 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시 잠들기 위해 옥희랑 기도를 하는 장면이 있다. 어머니는 ‘시험에 들지 않게 해주소서…….’ 라는 말을 계속 되풀이 한다. 아마 어머니는 사랑방 손님을 많이 좋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때까지 어머니의 움직이던 마음을 이해 할 수 없었던 나는 처음으로 어머니가 안타깝다고 느꼈다.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회피하고 원래 사랑방 손님이 없었을 그때처럼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방 손님이 오지 않았다면 자신이 이러한 시험에 발을 디뎌놓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해서 옥희에게 이야기 한다. 그리고 새 아버지를 가지면 안되는 이유를 옥희에게 이야기 한다. 남들이 욕하고 결국에는 옥희까지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보면 어머니는 걱정이 정말 많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는 성격인 것 같다. 자신의 딸 걱정하는 것은 좋지만 남의 이야기가 그렇게 무서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진정 원한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렇지 않은가? 내가 원한다면 주위의 사람이 뭐라고 하던지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세상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다음날 어머니는 옥희에게 사랑방 손님에게 손수건을 가져다주라고 한다. 그 사이에는 편지의 답장을 적어 넣었다. 그 답장을 본 손님은 표정이 어두워진다. 아마 거절의 내용이 들었을 것이다. 그 뒤로 사랑방 손님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매일을 보내다가 학교 방학이 되자 멀리 떠날 준비를 하였다.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사랑방 손님을 위해 집에 남은 삶은 달걀을 다 삶아 준다. 아마 어머니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인 것 같다. 사랑방 손님이 떠나고 어머니는 옥희의 손을 잡고 기차가 보이는 언덕으로 간다. 삶은 달걀을 주고 마지막 떠나는 모습까지 보려던 어머니의 태도를 보면 미련이 남아서 인 것 같다. 미련이 남은 것은 계속 생각이 날 것인데 차라리 붙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답답했다. 결국 소설의 끝은 이루어 지지 않는 사랑으로 끝이 났다.
전체적으로 어머니는 옛날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보수적인 인물이다. 또 재혼에 대한 주변 사람의 시선이 무서워서 재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어머니에게서 하나의 매력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꾸준한 자신의 마음을 아주 미약하게 사랑방 손님에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는 소극적이고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주위 신경 쓰고 눈치 보는 모습이 답답했다. 오히려 소극적이지만 결국에는 먼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사랑방 손님의 태도가 멋있었다. 아마 사랑방 손님은 쪽지를 전해 줄 때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마음을 어머니가 가졌다면 이 소설의 결말은 행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 했다면 현대판 여성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 어머니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매력을 조금씩 표현한 어머니에 매력을 느꼈다. 끝에 사랑방 손님에게 미련이 남은 것처럼 보여서 아쉬웠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다면 소설의 내용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현대판 여성과 소설의 어머니의 태도가 반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그래서 어머니라는 등장인물에 매력을 느끼고 소설을 읽을 때 어머니를 중심으로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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