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과정에서 최소한의 합의된 민주주의의 정의는 복수정당 간 경쟁과 주기적인 자유선거이며 우리나라도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적어도 두 가지는 지켜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일 뿐 정치권력의 대표성 부족, 책임성 결여 등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듯하다. 그런데 제도적으로는 정착된 복수정당제마저도 오늘날 그 의의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 투표율 저조, 정당에 대한 불신, 표리부동한 정치인들의 태도 등으로 정당 간 경쟁이 정작 지지자들의 의견이 의제로서 반영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복수정당이 실제로 존재하는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정당의 개혁이 요구됨은 당연하다. 그런데 엘리트주의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당적 국정운영, 당정분리, CEO 대통령 등 정치에도 전문성과 효율성을 도입하며 정당의 기능을 축소시키거나 배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세의 흐름에 편승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정당의 기능에 힘을 실어줘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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