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초코똥을 음미하는 방법,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를 읽고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 커다란 점은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몇 친구들은 선생님의 눈썹을 가리켜 ‘초코똥’이라 불렀다. 학교 매점에서는 초코과자를 팔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짓눌려 눅진 초코과자는 사뭇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도덕 선생님의 눈썹에 난 점은 초코똥처럼 기괴스럽고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선생님 앞에서 초코똥을 운운하며 대놓고 조롱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초코똥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니?”, “초코똥은 밟아야 제 맛인데”, “난 초코똥이 너무 싫어” 등 선생님 앞에서 그들은 노골적으로 낄낄 거렸지만 초코똥이 무슨 뜻인지 알리 없는 선생님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다. 그런 장난을 치고도 교무실로 불려가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
시집을 감상할 때 의미를 낱낱이 파헤쳐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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