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책을 좀 읽었다면, 소설 고구려에 대해 알 것이다. 지금도 실제로 많이
읽고 있고, 좋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렇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진명
작가는 소설 고구려의 작가이다. 그가 쓰는 에세이라니, 무언가 낯설다.
책의 소개에는 "김진명 작가가 살아오며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담아
엮어낸 책"이라고 되어있다. 에세이 형식이다보니 챕터별로 단락은
나뉘어져 있지만, 내용이 연결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의
힘은 강하듯, 글을 잘 쓰는 작가의 이야기는 전달력이 상당히 좋다.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말하면서도 그 안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유추하는 것이 꽤나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서평은,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작가의 의중을 모두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책을 읽으며
혼자서 생각했던 일련의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여느 에세이처럼
대중은 없을지 몰라도 이러한 나의 생각을 반추하며 정리하는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첫 챕터에서는 저자의 가난한 시절이 주로 등장한다. 저자가 조명했던
것은 어려운 시절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저자의 집은 많이 어려웠던 듯
싶다. 아버지의 보증 등의 문제가 많았으니 말이다. 어머니의 믹서라는
작은 소제목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당시 믹서가 귀했던 시절에 유일하게
저자의 집에 믹서기가 있었다고 한다. 믹서를 신기한 동네 아주머니들은
매일 구경을 올 뿐만 아니라, 믹서로 간 사과주스 같은 것을 학교에 들고
가면 반 친구들이 부러움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저자는
미솔용품을 살 돈을 주시지 않아 매번 혼났는데 하루는 아버지께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미술 용품점에 가서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사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는 길에 용돈을 조금만 달라고 요구하였지만, 끝내
주시지 않았다. 훗날 저자가 어른이 되어서 생각해보니 아버지의
주머니에는 단돈 1 원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집안의 가장으로서 경제적 무능력은 얼마나 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까. 나도 어릴 적 비슷한 경험이 있다. 아버지가
차를 바꾸시기 전에 우리집은 비교적 연식이 오래 된 차량을 타고 다녔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출근 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차로 학교까지
바래다 주셨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아버지의
차가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그 때부터는 학교 바로 앞이 아닌, 조금
떨어져서 내려달라고 부탁드렸고 아버지도 별 말 없이 학교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항상 내려주셨다. 그렇게 1 년이 이어졌을 때, 아버지가
돌연 차를 바꾸겠다고 하셨다. 어린 나이에 우리 집도 경제적 여유가
생긴 것인가 생각했다. 차를 바꾸고 나서는 자연스레 정문 근처에
내려주셨다. 훗날 성인이 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다.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중학교 때
아버지가 차를 바꾼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꽤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집안 사정이 좋아진 것이 아니었다. 아직
갚을 대출금이 남아 있었고, 누나와 나의 대학을 대비한 학자금 마련
등으로 오히려 전보다 여유가 없으면 없었지, 좋아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조금 무리를 해서 차를 구매하셨다고 했다. 아무래도 내가 차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알아차리신 것 같다고 하셨다. 성인이 된 이후, 그
일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들을 대하는 어른의, 아버지의 방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든다. 사춘기 시절 여러모로 겉치장에 관심이 많았을
나이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날까 염려해준 아버지가 참으로 고맙다.
이 책에서 몇 안되는 반복해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바로 독서이다.
각종 과제,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고 싶을 때 구매하세요.
만족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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