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_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레포트
연극 은 사마천의 사기에 실린 비극적 실화를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옮긴 희곡을 고선웅 연출이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내용은 권력에 희생당한 조씨 일가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희생하면서까지 복수를 돕는 정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의 멸족을 자행한다.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시골의사 정영은 억울하게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과 아내의 목숨마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낸다. 조씨고아를 아들로 삼아 정발로 키우고 이를 알아채지 못한 도안고는 긴 세월동안 정영을 자신의 편이라 믿고 정발을 양아들로 삼는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참혹했던 조씨 가문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하며 극은 비극적 복수의 막바지로 치닫는다.
극을 관람하면서 처음 눈에 띄었던 것은 무대 장식과 장치를 최소한으로 쓴 텅 빈 무대였다. 부채와 나비가 함께한 묵자의 등장과 퇴장으로 극의 시작과 끝을 알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묵자의 부채가 극의 에퀴클레마로 사용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텅 빈 무대에서 천장과 바닥에서 등장하는 소도구들, 또 대사와 의성어 의태어 등을 사용해 장소와 장면을 전환하는 점도 인상 깊다. 관객들의 상상력과 무대 위의 암묵적 약속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이 상당히 연극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정영의 천장에서 내려오는 정영의 잘린 팔과 기나긴 1막의 이야기를 두루마리 속 그림으로 설명하는 부분도 새롭게 느껴졌다. 또한 현대무용과 발레의 요소가 곳곳에 섞여 있었는데 대사와 정확하게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극을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따. 전반적으로 전개가 빠르고 단순하고 과장스럽게 보이는 몸짓과 연기가 수시로 등장했다. 이 또한 작품이 늘어지지 않는 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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