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모래사나이
나타나엘의 무의식은 그저 무의식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식과 조우한다. “코펠리우스와 코폴라는 오직 내 마음 속에만 존재하며 내 자신의 환영이라는 거야.”
무의식은 그저 환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라는 의식의 지적을 반쯤은 허용하면서도 나타나엘에게 의식보다 훨씬 상부에서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무의식일 수밖에 없다.
나타나엘의 로타와 결투를 벌이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 정형과 비정형,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결투를 떠올리게 한다. 이 결투에서 의식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나타나엘은 무릎을 꿇고 현실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것은 무의식의 존재자체를 너무 경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타나엘을 여전히 지배하는 것은 통제되지 않고 또 통제할 수도 없는 무의식의 세계일 뿐이다. 이러한 그의 내면세계는 스팔란짜니 교수의 딸 올림피아를 통해 구체화된다.
“올림피아의 매혹적인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스팔란짜니는 음악회를 통해서 올림피아를 세상에 알리고 이것은 나타나엘이 자신의 무의식을 확인하고 의식과의 마지막 결투를 벌이는 동인이 된다.
결국 나타나엘을 되돌리고자 했던 클라라의 노력은 무위가 된다. 끝내 코펠리우스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타나엘은 종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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