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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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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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독후감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 A+ 최우수 독후감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장하준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전 세계 경제 제도의 기원을 흥미롭게 파헤치는 학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몇 해 전 출간된 책을 통해 자유 무역이 무조건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기억한다. 그러한 지점에서 그의 또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되었을 때, 색다른 의문이 생겼다. 이 인물은 계속해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까. 이번에 읽게 된 텍스트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뒤를 잇는다는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전 저서에서 세계화의 불편한 면모를 여러 에피소드로 보여주었다. 국가 경제 정책의 방향이 규제 완화와 시장 개방 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졌고, 선진국이 걸어온 길과 후발 국가들에게 권고하는 방식이 괴리가 있음을 비판했다. 그 뒷이야기를 여기에서도 계속해서 확장한다.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다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어떤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느낌도 든다. 책의 첫 장을 펴고 한참 넘기다 보면, 거기에 담긴 다채로운 관점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숫자와 사건, 역사적 사례가 어지럽게 얽혀 있어서 가볍게 읽기 어렵다. 그래도 저자의 문체가 친근한 편이다. 예를 들어 만화나 영화 얘기가 불쑥 등장한다. 시중에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을 경제학과 연결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거 몇몇 경제학자들이 간명한 정의를 통해 경제학을 대중에게 전달했다고 하지만, 장하준은 보다 생동감 있는 요소를 곁들이려는 듯하다.
내용을 좀 더 펼쳐보면, 저자는 국가 간 무역의 불균형, 특정 기업이 가지는 영향력, 그리고 공기업의 존재 이유 등을 소재로 삼는다. 사람들의 선입견과 주류 경제학 교과서가 말하는 ‘시장주의’ 모델에 하나의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독점이나 과점 상태가 실제로는 시장 효율성이라는 명분과 다르게 작동할 때가 많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유 무역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최선의 해법이 아니라는 논의도 계속 이어진다. 그 주장은 과거부터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 사례들을 접하면, 낯설었던 이론이 그저 탁상공론은 아닌 듯해 보인다.
작가는 강대국들이 성장 과정에서 국가 주도 정책을 상당히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보호무역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현재는 자유 시장을 최우선 가치처럼 부각하면서, 막상 과거에는 자국 산업을 보호했다는 얘기다. 이런 아이러니가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어이없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거대 기업과 금융의 이득, 그리고 정치권의 영향이 얽혀 있는 듯하다. 저자는 그 연결고리가 무척 강고하다고 본다. 일단 그 가정이 맞는지 틀린지 개별 독자가 판단해야겠지만, 서술 방식을 보면 저자가 꽤나 확고한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느낀다.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 예시도 언급된다. 언론 속 뉴스에서 다룬 이야기와 경제학 이론이 충돌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현실 세계에서는 시장이 항상 합리적인지 의심스럽다. 가령 금융 위기가 왜 일어났고, 그 여파로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주변국 사례를 통해 들어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고 짐작하게 된다. 저자는 그 문제를 아주 큰 틀에서 다시금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규제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관점을 밀고 나간다. 그러면서 어떤 독자들은 그 말이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무조건 국가 개입을 옹호한다기보다, 지금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중립적인 심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언제나 능력 있는 존재라고 믿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민영화와 공영화 사이의 역학관계가 훨씬 복합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분의 글을 읽어보면 기존의 경제학 교과서에서 간과하거나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사실들이 발견된다. 세계 각국이 걸어온 경제 발전 경로가 서로 다름에도, 기성 매체에서는 획일화된 성장 공식을 자주 홍보해 왔다. 높은 관세나 보조금 정책을 활용했던 선진국의 사례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누가 무엇을 얻고,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지 면밀히 관찰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언뜻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내가 이 텍스트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자유 시장이라는 말이 얼마나 추상적인 개념인가 하는 점이었다. 흔히 자유 시장이라 하면 제한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된 상태라고 여긴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한 바에 따르면, 시장 자체에 이미 각종 제도적 규칙이 깔려 있다. 재산권, 계약서 작성, 심지어는 노동 시간 제한 같은 것들도 시장의 결과를 좌우한다. 그러니 시장이 ‘자유롭다’고 말하기에는 꽤 복합적인 맥락이 존재한다. 어떤 제도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혹은 그 제도들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뀐다. 저자는 그런 배경을 무시한 채 ‘규제 없는 시장’을 이상으로 내세우면, 현실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터질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흥미로운 대목은 ‘임금 노동자들은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동기가 적다’는 식의 관찰이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주인-대리인 문제나 성과급 시스템 등이 강조된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방식이 늘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반론한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돈 외에도 다양한 행동 동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직에 대한 자부심, 동료들과의 유대감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그리고 기업의 측면에서도, 단기 이익을 최대화하려다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놓쳐버릴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 지점을 좀 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너무 경제적 이익만 강조하면, 정작 인간이 지니는 복잡한 측면을 놓칠 수 있다.
저자가 책 전반에서 제시하는 23가지 내용은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는 느낌이다. 어떤 부분은 세계 경제의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고, 또 다른 부분은 금융자본의 속성에 주목한다. 또 다른 장에서는 신자유주의 사조가 어떻게 학계와 정치권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언급한다. 독자는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종종 지치기도 한다. 분량이 상당하고, 그 안에 인용되는 실제 사례와 통계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술 방식이 어렵지는 않다. 전문용어만 나열하는 식으로 쓰지 않고, 저자가 예시를 빗대어서 쉽게 풀어주려고 애쓴 흔적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