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찔레 조동성|김성민
조동성과 김성민이 함께 만든 이야기 "장미와 찔레"는 제목부터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화려함과 날카로움이 함께 공존하는 장미와 찔레라는 단어들이 마치 인생의 양면성을 상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주라는 인물이 구직의 벽에 부딪힌 끝에 중소기업에 간신히 들어가게 되는 흐름은, 현실적인 대학 졸업자들이 겪는 상황과 꽤 맞닿아 있었다. 구직 과정에서 맛보게 되는 절망감이나 자괴감은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작품 속에서 미주가 감당하는 막막함이 얼마나 깊었을지 조금은 공감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어쨌든 취직에 성공했고, 그 다음에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첫 번째 책에서는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두려움과 더 나아가 어떤 선택들을 해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서서히 커졌다. 읽는 입장에서는 그녀의 여정이 꽤 박진감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저자가 ‘미래를 바꾸는 두 가지 선택’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시점에서 인물에게 주어진 결정의 무게를 강조한 듯했다.
첫 번째 책에서 제시된 두 갈래의 선택은 꽤 흥미로웠다. 한쪽은 큰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창업과 같은 도전이고, 다른 쪽은 다소 소극적이지만 당장에는 더 안전해 보이는 직장 생활을 유지하는 형태로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하게 보여도, 실제로 그 기로에 선 사람에게는 모든 면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미주는 그 중 하나를 택했는데 그 결과로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조금씩 구체적으로 갖춰나간다. 그 과정에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심리가 잘 드러났다. 작중에서 미주가 마음속으로 작은 메모를 하거나 밤마다 여러 가능성을 떠올리는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도 과거에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머릿속으로 꿈꾸는 무언가가 있지만 금전적 문제와 사회적 시선 때문에 머뭇거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읽는 동안 순간순간 그때의 감정이 겹쳐져서 미주의 행동에 더욱 몰입하게 됐다.
두 번째 책에서는, 앞선 선택 이후에 찾아온 고난에 초점을 맞춘다. 가끔 인생에서 결정적 선택을 내리는 순간에는 큰 해방감이 생기지만, 그 이후의 여정이 예상보다 험난하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미주 역시 중요한 결정을 내렸으나, 그 결정을 지키기 위해 견뎌야 하는 현실의 무게가 상당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제 뭔가 희망적인 전개가 펼쳐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서서히 드러나는 장애물들을 지켜보면서 인물의 인내심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졌다. 현실에서 누군가 어떤 결정을 했다고 해서 곧장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미주의 경우에도 그런 점이 선명하게 부각된다. 그 선택의 끝에 있는 성취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대가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계속 언급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자금 부족, 자기 자신에 대한 회의감 같은 것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내용이 전반적으로 무겁게 흐르는 장면도 있었다.
그렇지만 완전히 어두운 분위기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미주가 새로운 환경에서 협력자를 만나고, 때로는 의외의 기회를 발견하면서 다시금 의지를 다잡는 순간들이 나온다. 그런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커져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스스로 꿈꿨던 미래를 끝까지 지키려는 태도는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 품는 열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중소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주인공이 느낀 피로나 조직 내 의사소통 문제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는데, 선배나 동료 캐릭터들도 꽤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긴장감이 이어졌다. 그런 세부 설정들이 이야기 전반의 몰입도를 높여준 느낌이다.
두 권 모두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불안함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물음이었다. 사회 초년생이든, 혹은 자기 삶을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이들이든 막막함은 누구에게나 깊이 파고들 수밖에 없다. 미주가 느끼는 고민은 남 이야기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의 기대, 그 기대가 무너지고 허탈감에 빠지는 순간,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게다가 누구도 확실하게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큰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현실 속 사람들도 각자 자기 몫을 살아가기 때문에, 주인공을 무조건 도와줄 수 없다. 그래서 본인이 감당해야 할 짐이 더욱 선명해진다. 그를 통해 독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장의 통증’을 함께 체험하게 된다.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를 비교하면, 전반부는 불안을 품고도 희망을 좇는 모습이 좀 더 강조되었다. 후반부에서는 그 희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미주의 처절함이 그려진다. 때로는 마음속으로 큰 목표를 품다가도 현실의 장애물을 보고 걸음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주는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움직이며 땀과 눈물을 흘린다. 그 장면에서 오는 울림이 제법 컸다. 아마 그 이유는, 이 작품이 단지 꿈의 중요성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몸과 마음이 부딪히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중소기업에서 받는 사회의 시선이나,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복잡한 심리, 가족과 친구의 미온적인 태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인공을 괴롭게 만든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그녀가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때로는 극단적 절망을 겪으면서도 희미한 빛을 잡으려 애쓴다.
문체 자체는 비교적 담담해 보인다. 그렇지만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려 한 흔적이 군데군데 나타난다. 예컨대 미주가 하루를 겨우 마무리하고 방 안에서 자신의 상태를 되짚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그때 독자는 그녀가 얼마나 외롭고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사건 없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 안에서 무기력하게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모습이 거듭 그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작은 희망의 기미가 보일 때, 감정적 반응이 더욱 극적으로 대비된다. 두 번째 책에서는 그런 시련이 더 깊어졌기 때문에, 미주의 감정 폭도 훨씬 커져 있다. 어떤 장면에서는 약간 과장된 듯 보일 수도 있는데, 그 과장 덕분에 오히려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느꼈다. 실제로 인물의 고통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니 말이다.
작가들이 전하려고 한 중심적인 주제 중 하나는, 인생에서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는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본다. 청년기에 맞닥뜨리는 채무 문제나 취업난, 조직의 복잡한 위계 등도 사실적이다. 미주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면서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기면 그만둘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그 안에서 방향을 잃고 멈칫대기도 하지만, 주변 인물들의 격려와 배신을 오가며 제자리를 찾아가려 애쓴다. 그럴 때마다 나 역시 내가 가졌던 고민들이 떠올랐다. 세상에 나가 부딪힐 때,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할지 망설이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싶었다. 미주가 보여주는 갈등이 구체적으로 묘사되므로 그런 부분이 더욱 솔직하게 다가온다.
두 번째 책에서 기억에 남았던 건, 미주가 성공에 가까워지면서 느끼는 부담감이었다. 처음에는 아득하게 보이던 목표가 차츰 눈앞에 다가오는데,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미주를 압박한다. 이제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손실을 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커진다. 그래서 어쩌면 결단을 내리는 순간보다는 그 뒤에 이어지는 과정이 훨씬 힘들다고 볼 수 있겠다. 무언가를 이루려 한다면 막연한 희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간과 재정, 그리고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주는 몸소 느낀다. 그게 벅차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런 국면들을 볼 때마다, 인생에서 한 번의 결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결정을 지켜내는 일상이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어떤 사람들은 미주의 결정을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또 다른 인물들은 대놓고 비난하며 미주가 넘기 힘든 장벽을 세우려 한다.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여러 번 갈등에 빠지면서도, 동시에 스스로를 재정비한다. 실패와 시련이 거듭되지만, 결국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이 책 전체를 통해 반복되어 독자는 미주가 이뤄낸 작은 성취에 함께 기뻐하게 된다. 물론 그 성취가 기적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분명히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상태에 이르고, 미주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어딘가 묘한 열기가 남는 기분이 든다.
두 권 모두, 아주 화려하고 반전 넘치는 서사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위험이 있다. 극적인 사건이 폭발하듯이 벌어지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고민하는 인물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이 이야기의 매력일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세대가 실제로 겪는 상황, 직장과 가정, 그리고 개인의 내면이 충돌하는 장면이 솔직하게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지라고 말하는 건 쉬울 수도 있지만, 막상 그 꿈을 구체화하려 할 때는 막대한 비용과 부담이 따른다. 이 작품은 그 지점을 집요하게 보여주어서, 때로는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지만 동시에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문장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중간중간 좀 더 또렷한 갈등이나 사건이 추가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미주의 내면에 비해 주변 인물들의 사연이 다소 얕게 다뤄진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독자의 시선이 미주에게만 온전히 집중될 수 있었고, 몰입도는 오히려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결말 부분에서 지나치게 달콤한 매듭을 짓지 않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보였다. 마치 하나의 장애물을 넘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단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두 번째 책 마지막에서, 미주가 축적해온 경험이 작은 발판이 되어 앞을 조금씩 밝히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불안의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 점에서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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