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은, 햇살 가득한 들판을 무작정 걷다가 갑자기 몰려온 소나기를 만난 사람의 마음 같았다. 환하게 빛나는 순간도 있었고, 눈물이 배어나오는 구절도 있었다. 저자가 월드비전에서 보낸 여러 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서일까, 많은 대목에서 현장의 목소리와 냄새가 그대로 스며들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어떤 부분에서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한 듯한 긴장감이 전해지기도 했다. 누군가 나에게 이 책에 담긴 정서를 단 한마디로 말해보라고 한다면, 쉽지 않다. 따뜻함과 씁쓸함이 묘하게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열 번쯤 읽어본 한 독자는 대체로 위로와 감사가 동시에 샘솟는다고 했다. 나 또한 처음 페이지를 열자마자 생생한 현장감에 이끌렸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 물 부족으로 아우성치던 아이들을 보며, 그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머릿속에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두 번째로 그 장면을 떠올린 때는 어느 비 오는 저녁이었다. 마치 내 앞에 그 아이들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세 번째 사람에게서는, 그 저자가 보여준 용기가 마냥 대단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니, 오히려 너무 인간적이어서 눈길이 갔다는 의견이었다. 네 번째 목소리는, 그가 험한 지역을 누비며 보여준 태도 속에서 우리 모두가 가진 이웃에 대한 책임감을 다시금 배웠다고 했다. 다섯 번째 감상에서는, 책을 덮은 뒤 자신이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문제들에 조금 더 마음을 쓰게 되었단 말이 들렸다.
이야기에 녹아 있는 분위기는, 막연한 감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부딪힌 고난을 함께 바라보는 것에 가까웠다. 한비야 특유의 밝음이 곳곳에서 빛나지만, 때로는 해결되지 않은 갈등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구체적인 예로, 분쟁 지역에서 발견한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전해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모습이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그게 오히려 힘이 된다고 한다. 여섯 번째 입장을 가진 이는, 너무나도 피곤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도 그 장면을 읽으며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고 한다. 일곱 번째 감상을 말한 이는, 몰랐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며 이런저런 자료를 뒤져봤다고 한다. 여덟 번째로 책을 읽은 이는, 한비야가 직접 현장을 누비면서 만났던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계속 맴돌았다고 한다. 그 어르신들이 보여준 인생에 대한 태도가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다 아홉 번째로 접한 반응에서는, 읽는 내내 아프리카의 소년이 펼쳐 보인 미소가 환하게 떠올랐다고 한다. 본인은 무척 힘든 상태였는데, 그 웃음이 기묘하게 자신에게 용기를 준 듯했다고 털어놓았다. 열 번째 사람에게서는, 한비야라는 사람이 지닌 추진력과 진심이 모두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했을 법한 서사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열한 번째로, 곳곳에서 나오는 국제 구호 현장의 긴장감이 완전히 낯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열두 번째 감상을 전한 이는, 언젠가 자신도 봉사활동을 하러 가고 싶었는데, 이 책으로 그 결심이 조금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열세 번째 입장에선, 읽다가 문득 "나는 이웃을 얼마나 돕고 있을까" 하는 자문이 마음속에 생겼다고 했다.
정말 다양한 독자들의 반응을 듣다 보면, 한비야가 길 위에서 마주친 풍경들이 각자에게 조금씩 다른 파장을 일으키는 게 느껴진다. 가끔은 지치는 장면도 있고,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는 페이지도 보이는데,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저자의 목소리를 형성하고 있다. 열네 번째 감상을 공유한 독자는, 여러 지역을 누비는 과정에서 생긴 위험과 불안을 온몸으로 견디는 모습이 눈부셨다고 말했다. 그걸 읽고 나서 더는 예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내 일상을 보내지 않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열다섯 번째로 접한 이야기는, 중동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의 환대가 왜 그토록 기억에 강하게 남는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아마도 분쟁과 굶주림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들만의 강인함 때문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열여섯 번째 경험을 나눈 사람은, 오지를 누비는 한비야와 함께 걸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밤늦게까지 책장을 넘겼다며, 지쳐서 잠들 때조차도 그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고 했다. 열일곱 번째로는, 내가 직접 보지 못했던 현장의 먼지와 열기가 생생히 전해져서 마음이 어수선해졌다는 감상이 있었다. 열여덟 번째 느낌을 털어놓은 이는, 한비야가 여행가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는 훨씬 깊은 차원의 헌신과 자기 확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열아홉 번째 목소리에 따르면, 후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몰라 망설이던 사람이, 현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스무 번째 반응은, 국제구호라는 게 그저 거창한 구호품 나누기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보이는 가장 따뜻한 배려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었다.
스물한 번째로 만난 이의 감상은, 한비야가 홀로 세상 이곳저곳을 누비던 이야기를 이전에 접했지만, 여기서는 훨씬 더 많은 울림을 얻었다고 한다. 스물두 번째로 기록된 반응은, 책장을 덮고서 스스로 "나는 어디까지 용기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스물세 번째에서는, 한비야가 직접 거쳐온 길 위에서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거칠어서, 혹시라도 뒷이야기가 더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고 했다. 스물네 번째 감상을 보니,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된다는 게 왜 중요한지 절감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스물다섯 번째는, 이 책 덕분에 봉사단체에 가입하려고 결심했다는 이도 있었다. 스물여섯 번째로는, 한비야의 글이 아주 쉬운 어투로 이어지지만, 그 뒤에 깔린 마음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물일곱 번째 의견으로는, 어떤 독자가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구호 현장 이야기 중 제일 와닿았다"고 말했다. 그가 평소에 뉴스에서 접하던 내용과 달리, 살아 숨 쉬는 풍경이 펼쳐져 있어서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스물여덟 번째에서,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들이라서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몰입하게 되었다고 전해졌다. 스물아홉 번째 반응에서는, 자신도 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한비야가 보여주는 태도 속에서 현실적인 책임감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했다. 서른 번째 입장에선,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던 관점이 꽤 제한되어 있었음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좀 더 열린 시선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은 체감하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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