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와 “현대”를 우리말에서 이왕 구별해서 쓰고, 그 뜻하는 바의 함축이 다르다는 것 인정한다면 우리 문학사에도 구별해서 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갑오경장 이후의 개화기 문학과 1920년대 문학을 근대문학으로, 1930년대 이후의 문학을 현대문학으로 지칭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근대소설과 현대소설은 어떤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다음 세 항목에 걸쳐 그 차이를 지적해 보자. 첫째, 현대소설은 형식적 실사주의에 입각한 관찰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하려 한다. 형식적 실사주의의 기반은 실증주의에 있다. 따라서 가시의 물증성과 논리성이 중시된다. 현실에서의 개연성이 무시된 이야기는 거부되며, 스토리의 인과성이 중시된다. 이에 반하여 현대소설은 사물과 사건에 반응하는 이간의 심리를 중시하며, 인간 존재의 의미에 관심을 둔다. 이것은 특히 20세기 초에 나타난 프로이드의 심층 심리학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도스토예프스키, 카프카, 앙드레 지드, 프루스트, 까뮈, 사르트르, 버지니아 울프 등의 작가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인간의 사회적 조건을 거시적으로 파악하고 역사 진행의 정당성을 당위론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사회 사실주의의 소설은 이와는 다른 의미에서 현대소설로 산정해 넣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설 자체보다는 달성해야 할 목적에 집착한 나머지 양질의 작품을 많이 생산해내지 못한 현실을 어떻게 변명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김윤식 김현, 『한국문학사』, 민음사, 1996
임규찬, 『문학사와 비평적 쟁점』,태학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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