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근대계몽정신
3. 이성적 인간과 도구적 이성
4. 가치합리성의 결과
5. 비판적 이성
6. 정신적 각성과 평등에 입각한 오만과 편견
7. 소설속의 오만과 편견
8. 가부장상속에 있어서 남성의 우월주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신화는 자연의 의인화이자 우리 현실에 대한 은유다. 이 말에 귀 기울이면서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이야기를 들춰본다.
불가사의한 마력을 지닌 세이렌의 노래는 감상자들을 모두 바다에 뛰어들게 해 익사시킨다.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틀어막고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는다. 이윽고 세이렌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그는 노래에 매혹돼 밧줄을 끊으려고 몸부림친다. 하지만 선원들의 귀는 막혀 있고, 결국 세이렌의 섬을 무사히 통과한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세이렌을 속이는 오디세우스의 계략을 통해, 태초에 인간은 ‘이성을 도구화(수단화)’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간파한다. 돛대에 스스로를 ‘묶은 채’ 세이렌의 노래를 듣는 것은 당당하게 신(자연)과 자신에 맞서는 이성이 아니다. 오히려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연과 인간을 ‘속이는(도구화)’ 이성, 즉 이 상황을 자의식으로 관찰할 줄 아는 것이 ‘도구적 이성(근대 계몽정신)’의 속성이란 뜻이다. 헤겔식으로는 인간의 간지(奸智)다.
2. 이성적 인간과 도구적 이성
이성이 ‘산수 문제처럼 똑 떨어지게’ 진리의 바벨탑을 쌓을 수 있으리라 믿었던 데카르트 이후의 서양학자들은 ‘머리(도구적 이성)’를 써 난관을 극복하는 ‘근대적 인간(이성적 인간)’의 조상을 오디세우스에게서 발견했던 것이다. 즉, ‘트로이 목마’ 계략으로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의 동굴을 탈출할 때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닌 자(nobody)’라고 말한 오디세우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버무리는 재주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조다. 막스 베버는 인간의 조상이 바로 오디세우스였기 때문에 중세를 넘어 근대에 접어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근대화는 두 가지 차원의 ‘합리화 과정’이다. 중세의 미신을 이성이 이겨내는 ‘문화적 합리화(탈 마술화)’ 과정, 자본주의와 관료제 근대국가 같은 ‘사회적 합리화’ 과정이 그것이다. 물론 문화적 합리화 덕에 중세신분제와 마녀사냥으로부터 해방됐다. 하지만 ‘가치합리성(윤리적 정당성)’과 ‘도구적 합리성(도구적 이성)’의 주객이 바뀌어 목적을 이루기 위한 효율성이 절대기준이 되면서 근대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말았다. 인간의 이성을 땅에 떨어뜨린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좋은 예다.
3. 가치합리성의 결과
아우슈비츠의 관료제는 도구적 합리성의 천국이었고, 가치합리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울리히 벡, 앤서니 기든스, 하버마스 같은 사회학자들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핵, 지구온난화, 조류독감, 광우병, 오존층 파괴 등을 예로 들면서 지구촌이 ‘위험사회’에 빠진 것은 ‘가치합리성은 사라지고 도구적 합리성의 오만’만 남은 결과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또한 관료제의 지나친 형식주의는 개인의 창조성과 자율성을 질식케 한다. 그래서 베버에게 ‘근대는 곧 합리성의 쇠감옥’이다. 이렇게 이성의 기능 중 한 가지인 가치합리성이 마비되면, 인간의 손이 빚은 모든 것-돈, 상품, 기계, 조직-들이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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