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나는 이 두 작품을 두고 한국 관객 1,000만 시대를 열었다는 등의 기계적 해석은 하고 싶지 않다. 물론 그것이 엄청난 영향을 가져다 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근저를 이루고 있는 의식과 나의 감상은 맞닿아 있다. 『실미도』와 『태극기』는 교묘히도 이데올로기라는, 한국전쟁을 다루는 데 있어서의 필연적 덫을 빠져나갔다. 감독의 생각대로 우리는 투철한 이데올로기적 사명감으로 군대를 가는 것도 아니고, 또한 전쟁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사회에서 무서울 것이 없었던 실미도 훈련병들 역시도 높은 곳에서 다리를 건너가는 훈련에서는 무서워했으며, 진태와 진석 형제도 수없이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는 몸을 낮추기에 바빴다. 이렇듯 이데올로기라는 것조차도 한 개인이 느끼기에는 자신의 안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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