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상문] 눈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 : 주제 사라마구
눈이 먼다는 것은 과연 죽은 자와 같다. 사람의 감정은 눈을 통해 나타나니 눈을 뜨고 있으되 볼 수가 없다면 그것은 정말 죽은 삶이라 볼 수 있다. 지금 이 생각을 처음부터 했던 것은 아니다. 책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전기나 물이 끊겨 조금의 불편한 생활보다 치명적인 사람의 존엄성마저 파괴해 버리는 '눈'에 대해서 다시 생각 해 보게 되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줘서 생활이 가능했다는 논리는 펴고 싶지가 않다. 정말 얼마나 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는가. 세상이 어두컴컴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유바다에 있는 듯 백색으로 보인다니 이런 일이 생긴 다는 게 가능한 것인지 두렵다. 진정 두렵다.
제일 처음 눈이 멀어버린 사람은 차를 운전하다 신호등에 멈춰서고 출발을 하지 못한채 눈이 멀어버렸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눈이 약해진다는 전조도 없이 그냥 텔레비전의 화면이 하얗게 되며 전파 장애가 일어나듯 그렇게 세상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이때까지만해도 그저 이 한사람의 안타까운 일로만 생각되었으나 그와 접촉한 사람들은 다 눈먼자들이 되어 버린다. 가까이 있었는데 그 전염 속도는 빨라 이들을 격리수용하기에 이르고 이들을 감시하는 군인들조차 하나씩 실명되기에 이른다. 실명은 보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은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강렬한 빛에 의해 사물이 보이지 않는 상태?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역| 해냄(네오북)| 2007.03.26 | 4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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