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
- 감상문 -
- 요약정리 -
토양 상태
유기 생산자는 흙에서 모든 것을 시작한다. 토양의 상태 또는 토질은 언제나 생산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유기 생산자는 토양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원동력임을 알고 있다. 돈을 벌어주는 것은 곡물이지만 토양은 곡물을 맺게 하고,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토양 속에 깃들어 있는 생명 그리고 흙, 공기, 물에 있는 영양소가 풍성한 수확을 보장한다.
인간 역시 살아 있는 유기체다. 같은 원칙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시스템’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기계를 연상한다. 컴퓨터, 냉장고, 보일러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기계 시스템은 얼마를 투입하면 반드시 얼마가 나온다. 우리는 이런 시스템 덕분에 쾌적한 생활을 안정적으로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자연 시스템은 다르다. 열대 우림이나 날씨 같은 환경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은 제 마음대로 연결되고, 투입의 결과는 그때마다 다르고 제멋대로다. 인간도 역시 자연 시스템이다.
마케팅 담당부장으로 막 입사한 서른한 살의 MBA 취득자인 스티브 워로스키는 우리 부서에서 내 밑에 있었다. 그는 사람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았고, 어깨는 구부정했다. 언제나 메마르고, 뻣뻣하고, 뭔지 모르게 꼬여 있었다.
나는 스티브가 야심에 불타 우리의 공동 작업에 열심히 뛰어들고, 내가 특별 승진했을 경우 내 자리를 물려받을 꿈에 부풀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는 무반응이었다. 마치 내가 외국어를 지껄이고 있으며, MBA 동기들의 화려한 성공 신화는 자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이.
나는 당근 대신 채찍을 쓰기로 했다. 일을 맡기고는 그 결과가 부진할 경우 인사 발령도 재고해 보겠다고 그를 을러댔다. 그래도 무반응이었다. 자기가 해고된들 뭐가 대수이랴 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내 상사인 딕은 스티브 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다면 나를 어떻게 승진시킬 수 있겠느냐면서 나의 승진문제를 들먹이고 있었다.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확실히 나는 스티브를 잘못 다루고 있었다. 그를 무슨 가전제품처럼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를 기계나 도구, 차량처럼 이용하여 바라는 결과만을 얻으려고 했다. 나는 스티브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하지 못했다. 그를 하나의 자연 시스템으로 ‘매만지지’ 못했던 것이다.
유기 농법을 실천하는 사람은 같은 밭에서 4년간 계속 밀을 재배하지 않는다. 지력이 고갈된 땅은 수확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스티브는 지력이 고갈된 옥토와 같았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그는 20대를 불사르며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28세가 되었을 때, 마케팅 담당부장에서 사업본부장이 되었다. 큼직한 브랜드를 내걸고 벌어지는 사업이었지만, 그 이면은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스티브는 1년도 채 되기 전에 불타오르는 투사 모습은 사라지고, 꺼진 장작불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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