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Ⅱ. 본론
1. 불이(不二), 내외(內外), 자연
2. 유(遊), 화(和), 무용(無用)
Ⅲ. 결론
Ⅳ. 참고문헌
관룡사 범종각을 보자. 구조만으로 건물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에 대한 강한 집중이 일어나고 있다. 집중은 주변 환경을 잘 이용하면서 강화된다. 좁은 협곡에 나무가 가측차 있는 자연 환경이다. 누각의 정면과 측면을 구성하는 기둥군이 중첩되면서 기둥은 급하게 반복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주변의 나무를 닮아 어디가 기둥이고 어디가 나무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누각의 가구식 구조 가운데 기둥의 존재․역할․의미․출처를 긴장감 넘치는 장면으로 전달하고 있다.
묵계서원읍청루
누각이 갖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의 구별이 없다는 것이며 그 궁극적 목적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벽없이 구조 골격만으로 이루어지는 건물 유형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벽을 없앨 수 있는 용기, 구조 골격만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용기 자체가 자연과 하나 되려는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임석제, 『한국의 꽃살, 기둥, 누각』2005, p.95.
묵계서원 읍청루를 보자. 구조 순결주의와 누각의 교과서라 할만하다. 누각은 도리를 잘 좇아 덕목을 지켰다. 반듯함이 가장 반듯하게 출조되었고 순결함이 가장 순결하게 형식화되었다. 앞뒤 좌우에 편견이 없으며 춘하추동에 차별이 없다. 자연을 닮았으니 자연에 떳떳하게 대함이다. 건물이 이러하니 마을을 깨끗이 한다는 ‘읍청(邑淸)’이란 이름을 얻었다.
누각의 노출 구조는 불이사상(不二思想)을 배경으로 갖는다. 불이사상이란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지배하는 이분법적 구별은 잘못된 거이라는 가르침이다. 이것들은 실은 모두 하나의 상태인데 우리의 편견과 아집과욕심과 경쟁 등에 의해서 인위적이고 무리하게 편가름한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유마경』은 불이사상을 아름다운 문구로 설파하는데 생김과 사그러짐, 나와 내 것, 움직임과 여김, 일상과 무상, 하염있음과 하염없음, 생사와 열반, 묶임과 풀림, 생김과 꺼짐, 다함과 다함아님, 빔과 있음, 나와 없는 나, 앎과 모름, 사종(四種)과 공종(空種), 눈과 빛깔, 어둠과 밝음 등 열 종류의 이분법적 구별을 부정한다. 이런 무분별의 가르침들은 일반론적인 차원에서 내외 사이의 불이에 적용될 수 있다. 나와 내것 사이의 불이가 그것이다. 내부란 내것이요 외부란 자연 존재로서의 나 자신이다. 내외 사이의 구별이란 곧 나 자신의 주체와 내가 만들어 갖는 대상 사이의 구별이다. 이 둘 사이의 불이는 내외 사이의 불이로 해석될 수 있다. “나와 내것이 둘이라 하나 내가 있는 까닭으로 인하여 내것이 있음이니, 만약 내가 없다면 내 것도 없음이라. 이것이 둘 아닌 법문에 듦이다” 누각은 내부와 외부 사이에 차별이 없는 공간 개념을 바탕에 갖는다. 누각은 비바람과 한기를 피하려는 최소한의 공리적 목적을 제외하고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 인위적 차별을 만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부부 사이를 내외지간으로 형식화하며 내외지간을 일심동체로 정의한 것은 좋은 예이다. 임석제, 『한국의 꽃살, 기둥, 누각』2005, p.97.
소수서원 경렴정
이런 불이사상이 가장 전형적 상태로 축조, 표현된 것이 누각이다. 누각에서는 외재적 이분법을 배격함으로써 내재적 이분법에 의한 피아의 공존이 가능해진다. 주체와 객체의 하나됨이다. 이것은 또한 도교의 무악 개념과도 상통한다. 자연 속에서 참다운 아(我)의 의미는 아(我)를 자연의 일부로 삼아, 즉 자연과 하나가 됨으로써 자각적 존재성과 주체적 인위성을 없애는 것이다. 임석제, 『한국의 꽃살, 기둥, 누각』2005, p.99.
소수서원 경렴정을 보자. 사람이 세운 것인지 자연이 세운 것인지 구별이 안 간다. 자연의 일부로 시작되어 자연의 일부로 남아 자연의 일부로 귀속되려는 적극적 의지의 발로이다. 자연과 어울리려는 기본입장은 건물을 이처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임석제, 『한국의 꽃살, 기둥, 누각』2005, p.101.
화엄사 보재루
서원의 누각은 유교 사회의 교육 권력이 세상에 대해서 갖는 양면적 입장을 건축적으로 형식화해낸다. 사찰에서 누각은 보통 대웅전을 마주보면 대웅전 앞마당의 경계부에 위치한다. 이것의 형식에 따라 대웅전과의 관계가 결정된다. 이 가운데 해탈문을 대신하는 관문의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주문에서 시작되어 대웅전으로 오르는 점증 구도의 마지막 관문인 것이다. 이때 누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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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論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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