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

 1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1
 2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2
 3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3
 4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4
 5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5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이병률 시인의 바람의 사생활을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목차
- 이병률

봉인된 지도

무늬들



본문내용
무늬들

그리움을 밀면 한 장의 먼지 낀 내 유리창이 밀리고
그 밀린 유리창을 조금 더 밀면 닦이지 않던 물자국이 밀리고

갑자기 불어닥쳐 가슴 쓰리고 이마가 쓰라린 사랑을 밀면
무겁고 차가워 놀란 감정의 동그란 테두리가 기울어져 나무가 밀리고
길 아닌 어디쯤에선가 때 아닌 눈사태가 나고

몇십 갑자를 돌고 도느라 저 중심에서 마른 몸으로 온 우글우글한 미동이여
그 아름다움에 패한 얼굴, 당신의 얼굴들
그리하여 제 몸을 향해 깊숙이 꽂은 긴 칼들

밀리고 밀리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이름이 아니라
그저 무늬처럼 얼룩이 덮였다 놓였다 풀어지는 손길임을

갸륵한 시간임을 여태 내 손끝으로 밀어보지 못한 시간임을


나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우리가 마치 보고 있는 것같이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해내는 시인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밑에 적어놓은 ’무늬들‘이란 시에서는 그리움의 두께와 무게를 유리창의 먼지로 표현하고 밀어내도 잘 밀리지 않는 아쉬움을 물자국으로 표현한다.
정말 엄청나다!! 와 존경스럽다. 이런 표현력 시인의 두뇌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 것인가.
이병률 시인은 이런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우리로 하여금 마치 글을 읽는 것이 아닌 하나의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나에겐 쉰이 넘은 형이 하나 있다
그가 사촌인지 육촌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모른다

태백 어디쯤에서, 봉화 어디쯤에서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부치라고 하면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을 형에게
삼만원도 부치고 오만원도 부친다

돌아와서도 나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는 형에게
또 아주 먼 곳에서 돈이 떨어졌다며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는 그가 관계인지 높이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잘 모른다

단지 그가 더 멀리 먼 곳으로 갔으면 하고 바랄 뿐
그래서 오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고
십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