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와 세잔 그리고 잭슨 플록
김춘수는 해방 이후의 우리 현대시에 많은 영향을 미친 시인 중 한 분이다. 그는 가장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불행한 시인이라고 나는 말 하고 싶다. 일견 볕 잘 드는 방에서 언어와 놀이에 빠져 자기 유희에만 열중한 시인의 뒷 잔등을 먼저 보게 되는 듯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그가 방 밖 세계에 대한 예민한 시선과 자신의 자유 의지 사이에서 긴장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의 삶과 시적 편력은 매우 긴밀하게 맞물려 있으나 그의 시에 드리워진 시인의 생애는 마치 추상적 편린과도 같아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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