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기 나오게 되었느냐는 교장의 질문에 그는 공손하게,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폴은 거짓말에는 명수였다. 그는 어떤 종류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다음에 그를 맡은 교사들이 각기 폴의 죄상을 진술할 차례가 되었는데, 그 태도가 너무도 공격적이고 적의를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매우 심각한 경우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서 열거된 죄목 가운데 풍기문란과 오만무례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교사들은 문제의 진짜 원인은 도저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원인이란 것이 소년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병적인 안하무인격의 태도, 소년이 교사들에게 대해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숨기려고조차 하지 않는, 노골적인 경멸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한 문단의 요약을 흑판에 쓰고 있었을 때, 영어교사가 다가가 그의 손을 잡고 쓰는 것을 지도해 주려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폴은 몸서리를 치며 흠칫 물러서더니 무례할 정도로 격렬한 동작으로 두 손을 다 뒤로 감추어 버렸다. 깜짝 놀란 여교사는 그에게 한 대 맞았다 해도 그보다 더할 수는 없을 정도로 모욕과 당혹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교사들에게 이와 같은 육체적인 혐오감을 느끼게 했다. 어떤 과목의 시간에는 낭독을 하는 동안에 계속 창밖으로 한눈을 팔고 있었고, 또 어떤 과목의 시간에는 강의 내용에 대해 실황중계 방송식의 익살맞은 해설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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