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소설] 원형의 폐허를 읽고(호르헤 루이스 보르헤, 원형의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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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중남미소설] 원형의 폐허를 읽고(호르헤 루이스 보르헤, 원형의 폐허)에 대한 자료입니다.
목차
I. 환상
II. 원형
본문내용
원형의 폐허들

I. 환상
나에게 문화충격의 강도를 예상해보라면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처음 접하던 그때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으로부터 오는, 그러니까 우리의 삶이 나비의 꿈인지, 나비의 삶이 우리의 꿈인지 알지 못하겠다는 장자의 하소연으로부터 오는 충격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실제로 가끔 꿈 속에서 겪는 갖가지 사태들은 현실에서 겪는 그것들과 너무나도 닮아있고 생생하다. 또 꿈 속에서 ‘이것은 꿈이 아닌가.’라고 의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비록 꿈에서 깨어나 ‘지독하게도 생생한 꿈이었다’고 회상하면서 그것을 무(無)로 돌리거나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보내지만, 나는 우리가 환상(비현실, 비정상)과 현실의 확연한 구분선을 찾아내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한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환상과 현실을 구별할 수 있는 대충의 구분선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만약 이 둘을 구분하는 구분선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희미한 것이든)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일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기 힘들며 때때로, 정신이상자의 취급을 면치 못한다.
《원형의 폐허들》에 등장하는 ‘그’는 대표적인 정신이상자일 것이다. 그는 환상과 현실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며 구분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는 세 번씩이나 자신의 환상을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꿈 속 원형경기장의 수많은 학생들 중 하나를 실존하는 존재로 만들고자 했던 첫 번째 시도는 내가 볼 때, 현실에 대한 지나친 간과에 의해 실패한다. 제자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감탄하며 지내던 그는 언젠가 “마치 끈끈한 사막에서 걸어나오듯 꿈속에서 걸어”나왔다. 그렇게 그의 꿈은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좌절되었다. 이렇게 첫 번째 실패를 겪은 그는 현실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신체를 정결히 하기 위해 목욕재계를 하였다. 무작정 꿈 속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갔을 때, 그는 팔딱거리는 심장을 꿈꾸었다. 이제 그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는 자신의 창조물을 교육하고, 계몽하기 보다는 그것의 현실적인 존재태, 즉 그것의 ‘몸’을 만들어 나가는데 자신의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자신의 창조물이 깨어나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한 그는 결국 자신의 창조물을 다시 한번 무(無)로 되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