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실학적’ 성격
2.1. 자국중심의 역사인식
2.2. 마한정통론
2.3. 역사 고증
3. ‘비실학적’ 성격
3.1. 강목체
3.2. 기자조선
3.3. 성리학적 가치관
4. 결론
2.3. 역사고증
셋째로, 『동사강목』은 실증적이고 비판적인 역사서술과 고증을 보여준 근대적인 역사서이다. 실학사상의 전개를 제1기 ‘경세치용 파’, 제2기 ‘이용후생 파’, 제3기 ‘실사구시 파’로 나누어보면, ‘실사구시 파’는 선행시기의 실증적 방법만을 계승하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고증학적 연구에 치중했다. 즉, 이들은 학문 그 자체가 목적이었고 엄격한 객관적 태도로써 사실을 밝혀내려 하였다. 자기의 정치․사회적 이념을 염두에 두고 주관적으로 고전을 해석하던 선행시기의 실학파들과는 달리, 학문을 위한 학문, 곧 근대의 과학적 연구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 가운데 『동사강목』은 ‘경세치용 파’ 또는 ‘성호학파’의 학문적 달성 가운데서 가장 큰 업적의 하나이다. 그러나 ‘경세치용 파’의 사관 및 사론을 집약적으로 담아 놓았을 뿐 아니라, 개개의 사실의 성실한 고증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실사구시 파’의 선구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Ibid., pp.32-33.
치밀한 역사고증은 특히 부록의 『고이』․『괴설변증』․『지리고』 등에 잘 나타나있다. 수권에서는 종래 역사서에 대한 문헌비판을 가하고, 별도로 부록에서 고증을 하여 그 고증한 것을 본문에 옮겨 쓰는 방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강세구(2), op.cit., p.164.
역사서 서술에서는 계통, 찬역, 시비를 분명하게 가리기 위해 사실에 대한 엄격한 고증이 필요하지만 『삼국사기』․『삼국유사』․『고려사』․『동국통감』 등 기존의 역사책은 사실이 지나치게 소략하거나 고증이 분명하지 않다고 안정복은 생각했다. 따라서 『고이』에서는 동사강목 본문에서 제대로 서술할 수 없었던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사실에 대한 고증을 했고, 『괴설변증』에서는 비판적인 입장에서 단군신화를 비롯한 각종 건국신화를 다루었으며, 『지리고』에서는 우리나라의 역대 강역과 지명을 고증하였다. 강세구(2), op.cit., p.104.
비록 문헌중심의 고증이기는 했지만 주변 학자들과 논의를 충분히 거치는 등 개방적으로 진행했으며 초고를 완성하고 난 후에도 19년이라는 재고기간을 갖기도 했다. 강세구(2), op.cit., p.170.
또한 『동사강목』에서는 『고려사』의 세가와 열전, 그리고 기타자료에서 내용이 서로 어긋나는 부분을 정리․대조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근거와 함께 대며 하나의 내용을 따랐다. 박종기, op.cit., pp.139-141.
이는 안정복이 『동사강목』 편찬에 있어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예로, 안정복은 무신기의 최씨정권에 대해서도 사적인 판단을 피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 다른 역사가들의 의견을 인용하고 이 시기에 관해 부차적인 논평을 언급한 것이다. 물론 18세기 조선의 학자들이 일반적인 관점이 반영되어, 무신정권시대를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사실의 진위를 분석하려 하지 않는 면은 한계이다. 에드워드 슐츠, 「안정복과 동사강목 : 고려무신정권에 관한 그의 견해에 대한 비평」, 『한국실학연구』, 제11호 (한국실학학회, 2006)
어찌되었건 이러한 치밀한 고증과 객관적 서술은 후대에 인정받았고, 유교 역사학에 대해서 인색한 평가를 하는 일제시기 민족주의 역사가 단재 신채호 선생조차 ‘안정복의 역사 연구의 정밀함은 뛰어넘을 사람이 없으며, 지리의 잘못을 교정하고 사실의 모순을 바로잡는 데 가장 공이 많았다.’고 하였다. 박종기, op.cit.,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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