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선호사상의 뒤에는 가부장제라는 커다란 잘못된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집에는 딸만 셋이다.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시골에 가면 모두들 아버지에게 섭섭하지 않냐고 물으신다. 딸만 있으면 섭섭해야 하는가? 아들만 부모님 제사를 모시고 딸은 부모님 제사를 모시지 못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커가면서 그건 비단 우리집 문제 뿐만 아니라 이 사회 전체의 가부장제라는 문제점에 의해서 아들을 꼭 낳아야 하고 딸은 아무런 소용없다는 터무니없는 고정관념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부장제란 남성에 위한 여성 지배를 뜻한다. 남성들이 신체적으로 '강한성 stronger sex'
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정적으로 주변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가정 외적 활동을 창조·확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가정 공공 영역의 분리와 체계적 성역할 분업이 이루어졌다. 남성 지배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자연적 창조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영역에서 소외감과 위협을 느낀 남성집단이 인공적(문화적) 기제를 통해 이에 상응/대응하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간 노력의 과정이며 산물이다. 따라서 가부장제는 신체적,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문화 심리적 차원을 포함한 총체적 시각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현 한국의 가부장제가 안고 있는 구체적인 모순은 한마디로 "공식적 권위로 이어지지 못하는 여성의 비공식적 권력 행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조선조의 가부장제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 필요하다.
1. 조선조의 가부장제
조선왕조 사회 구성과 가부장제 분석의 기본 전제
조선조의 사회의 가부장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사회가 집약 농업적 생산양식을 가졌다는 경제적 특성에 주목학 필요가 있다. 집약 농경적 생산을 토대로 한 사회에서 남성의 경제 생산 참여도는 수렵 채취 사회나 원시 농경사회에 비해 크게 증가한다. 일정한 기간 내에 집중적인 노동력이 동원되어야 하므로 남성들이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남성간의 협력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 사회는 예외 없이 성에 따른 분업을 최대한 활용하며 부계 혈통 중심의 조직화와 남녀유별의 관습을 통해 엄격한 남성 지배적인 체제를 구축한다. 인간관계는 근본적으로 친족 중심적이며 수직적인 성격을 규정된다.
임돈희 외(1997). 성, 가족, 그리고 문화. 서울:집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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