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장 동쪽에는 동리자(東里子)라는 미모의 과부가 있었다. 천자가 그 절개를 가상히 여기고 제후가 그 현숙함을 사모하여, 그 마을의 둘레를 봉(封)해서 ‘동리과부지려’(東里寡婦之閭)라고 정표(旌表)해 주기도 했다. 이처럼 동리자가 수절을 잘 하는 부인이라 했는데, 실은 슬하의 다섯 아들이 저마다 성을 달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다섯 놈의 아들들이 서로 지껄이기를,
“강 건너 마을에서 닭이 울고 강 저편 하늘에 샛별이 반짝이는데,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는 어찌도 그리 북곽 선생의 목청을 닮았을까.”
하고 다섯 놈이 차례로 문틈으로 들여다보았다. 동리자가 북곽 선생에게,
“오랫동안 선생님의 덕을 사모했삽는데, 오늘 밤은 선생님 글 읽는 소리를 듣고자 하옵니다.”
하고 간청하매, 북곽 선생은 옷깃을 바로 잡고 점잖게 앉아서 시(詩)를 읊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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