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문학-광청아기본풀이 작품연구
1. “능동적인 여성”인 광청아기
2. “여성으로서의 소박한 욕망”을 가진 광청아기
3. 수동적 혹은 부드러운 남자(?) 홍동지
제주도 구좌면 동김녕리에 송동지영감이 살았었다. 송영감은 섣달그믐이 되면 사또의 명을 받아 서울로 진상을 바치러 자주 갔다. 어느 해 송영감은 여느 때처럼 미역, 전복, 우미, 초기 등 제주의 특산물을 배에 가득 싣고 서울로 올라갔다.
진상을 무사히 마친 송영감은 돌아오는 길에 광청 고을 허정승댁에 하루 저녁 머물게 되었다. 객창의 몸이라 삼경이 되어도 잠이오지 않자 송영감은 바람이나 쐬려고 둑에 내려 잠시 사방을 배회하고 있었다.
이때 우연히 한쪽을 보니 불빛이 비치는 방이 보였고, 송영감은 호기심에 그 방 가까이 다가가 보니, 예쁜 처녀아기씨가 머리를 풀어 놓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이 앉아 있었다. 그때 둘은 눈이 마주쳤고 송영감은 미안해서 뒤돌아서려는데, 그리 가지 말고 들어오라는 아기씨의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송영감은 ‘이쯤 되면 남자의 기습으로 갈 수가 있냐’고 생각하여 아기씨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 들어가 보니, 송영감이 미리 올 줄이나 안 듯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아기씨는 송영감에게 거듭 술을 권하였고, 이에 송영감은 술에 얼큰해졌다. 이때 아기씨는 자신은 허정승의 딸로, 처녀인데 이제 부모의 명령으로 혼인해야 할 몸이라며 이러니 오늘밤 색시놀이를 해보자고 제안을 하였다. 송영감은 다정한 아기씨의 제안에 어쩔 줄을 모르고 ‘예’, ‘예’만 하다가 어느 틈에 연분홍 저고리에 대홍대단 치마가 입혀지고 머리엔 구슬 족두리가 씌워졌다. 그리고 아기씨는 넓은 깃갓에 백도포를 입고 부채로 앞을 가리고 서 있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니 인연이 딱 들어맞은 듯했다. 그리고 명주 한삼을 걷어 손목을 잡았더니 서로간에 올바른 정신이 아니었고 그둘은 같이 밤을 보내게 된다.
먼동이 터 가자 송영감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가 날이 밝자 허정승과 작별하고 영암 덕진다리로 배를 띄웠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