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내의 성지순례
천운영의 단편 《내가 데려다줄게》의 주인공인 사내는 성 스캔들에 휘말려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가 안개를 뚫으며 차를 달리다 도착한 곳은 거대한 늪으로, 그는 처음에는 늪을 보고 “한밤중에 상복 입은 여자와 홀로 맞닥뜨린 사람처럼”(p.107) 당혹스러워하고 무서워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늪이 가진 성스러움에 감화되어 편안함을 느낀다. 그는 “어머니 품에 안긴 젖먹이 어린애처럼 아무 걱정도 들지 않았다.”(p.107) 사내는 자신이 입고 온 모든 옷을 벗고 늪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한 아낙네에 의해 구해져 살아남게 되고,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 일종의 전이상태에 놓이게 된다.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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