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화의 정의
평화 : 인간집단(종족 ·씨족 ·국가 ·국가군) 상호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
R.아롱에 의하면 ‘정치적 단위간의 대립적 폭력형태가 어느 정도 계속적으로 정지되고 있는 상태’이다. 6 ·25전쟁의 휴전기간이 전시냐 평시냐는 학설상 대립이 있으나, 전통적 국제법상으로는 전시로 본다.
사실 우리는 전시인지 평시인지 분명치 않은 시대의 박명(薄明) 속에 살고 있다. 현대 국제관계는 190이 넘는, 게임(game)의 주체인 각국이 지니고 있는 목적과 수단의 불확실성, 그 냉혹한 행동, 심각한 이념의 대립, 강렬한 적대감, 이 모든 것들로 상징되는 혁명시대 또는 종교전쟁을 방불케 한다. 전쟁과 평화는 서로 대(對)가 되는 개념이지만, 명확히 구별되는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게임의 각각 다른 측면이다.
인류 역사는 전쟁상태의 기간이 평화의 그것보다 길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그 평화기간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전쟁준비의 기간에 불과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평화는 전체적으로 볼 때 전쟁도 평화도 아닌, 역시 아롱의 표현을 빌면 ‘전쟁에 대신하는 위기라는 대체물’이 지배하는 평화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무력을 독점함에 따라 전쟁과 평화는 국가 간의 그것을 의미하게 되어, 국가 내부에서 일어난 무력충돌은 내란 ·내전 ·시민전쟁 등의 이름으로 일단 국가 간의 전쟁과는 구별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긴밀한 국제관계하에서는 지구의 일각에서 일어나는 자그마한 내란도 곧 국제적 전쟁으로 발전하는 일이 허다하다. 내전의 국제화 또는 국제적 내전이라고 말하는 이 현상은 금세기의 특유한 전쟁형태이며, 평화문제를 생각할 때 간과할 수 없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