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하루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는데 자신의 애마가 기생집으로 그를 데려간 것이었다. 이를 안 천관은 반갑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해서 눈물을 흘리며 나와 맞을 준비를 했지만, 유신은 이 상황을 깨닫고 타고 온 말의 목을 베고 안장을 버린 채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것은 고려 명종 때 이인로(1152~1220)가 쓴『파한집(破閑集)』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다. 김유신은 왜 말의 목을 잘라야만 했을까? 그는 어머니의 말씀과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 칼을 들어 자신의 애마를 단칼에 베어버렸다고 한다. 이는 그 곳에 갔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아 문제의 원인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말의 죄라면 주인의 평소 습성을 너무나 잘 기억하고 그것에 충성한 것밖에 없다. 하지만 김유신의 입장에서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꿈에서라도 저버린 자신이 그만큼 미웠고 말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어 말이 제멋대로 천관의 집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한 것 자체가 김유신의 잘못이므로 사건의 원인은 김유신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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