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 한국근대사 변천과 사회주의운동의 전개
2. 사회주의운동의 전개 검토
3. 과연 사회주의운동이 민족해방운동에 포함되는가
4. 사회주의운동의 영향, 노동운동과 소작쟁의 의의
5. 반제혁명논리에 대하여
채만식의 소설『태평천하』중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니라’ 장을 살펴보면, 윤 직원 영감이 손자인 종학이가 사회주의에 참여하여 경찰서에 붙잡혀간 사실을 접하는 대목이 있다. 채만식,『태평천하』, 범우사, 1993, pp.240~246. “윤 직원 영감은 먼점에는 몽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같이 멍했지만, 이번에는 앉아 있는 땅이 지함을 해서 수천 길 밑으로 꺼져 내려가는 듯, 정신이 아찔했습니다.(중략) 윤 직원 영감은 시방 종학이가 사회주의를 한다는 그 한 가지 사실이 진실로, 옛날의 드세던 부랑당 패가 백길 천길로 침노하는 그것보다도 더 분하고, 물론 무서웠던 것입니다.”
일제의 식민지 상황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 얼마나 금기시되는 행동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대목이다. 당대의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채만식은 윤 직원 영감의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희화화하여 윤 직원 영감이 끔찍이도 경멸하고, 또 무서워하는 사회주의 운동의 분위기를 독자에게 제시하고, 동시에 사회주의 운동이 진정으로 부정적으로 가려져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화두를 제시한다. 소설은 윤 직원 영감이 경악하는 장면에서 아쉽게도 끝을 맺지만 저자는 이제 막 책을 덮는 독자로 하여금 두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시사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여운을 마련하고 있다. 채만식의 소설과 더불어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이한 직후 분단되기 이전까지 사회주의 운동의 맥락을 살펴보면서, 발생에서부터 철저히 두 가지 이데올로기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에 대하여 곱씹을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 소설 속의 태평천하를 접하고 진정한 태평천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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