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김춘수 무의미시 탄생의 기저 - 초현실주의의 영향
3. 무의미시 개념
4. 무의미시 ‘궁극의 울림’
김춘수의 시는 주로 사생(寫生)과 설명사이의 고투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생의 연속에서 그의 무의미시(無意味詩)가 출발한다. 시인의 이 같은 시 방법론은 대상에 대한 인간중심의 관념을 사물로부터 이탈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것은 곧 ‘의미에서 무의미’로 가기 위한 시인의 방법 찾기이며, 사물에게 자유를 부여하여 시인도 자유롭고자 한 의도이다. 관념이입에서 이탈한 사물은 인간중심의 사물로 소여된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서 詩 속에 머물게 된다. 이때 시인은 시 밖으로 사라지며, 시는 정신이 아니라 시라는 사물로 존재한다.
사생이라고 하지만, 있는 (실재) 풍경을 그대로 그리지는 않는다. 집이면 집, 나무면 나무를 대상으 로 좌우의 배경을 취사선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상의 어느 부분은 버리고, 다른 어느 부분은 과 장한다. 대상과 배경과의 위치를 실지와는 전연 다르게 배치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실지의 풍경과는 전연 다른 풍경을 만들게 된다. 풍경의, 또는 대상의 재구성이다. 이 과정에서 논리가 끼이게 되고, 자유연상이 끼이게 된다. 논리와 자유연상이 더욱 날카롭게 개입하게 되면 대상의 형태는 부서지고, 마침내 대상마저 소멸한다. 무의미의 시가 이리하여 탄생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