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철도로 돌아본 근대의 풍경
(철도로 돌아본 근대의 풍경)
1. 철도 - 근대화의 중심
여러 가지 근대화에 관한 서적들은 각각 다른 시점으로 근대화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철도를 중심으로 우리의 근대화를 풀어내고 있는데, 근대화가 되던 당시 철도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었는지에 관한 거의 최초의 대중서로서 의미를 갖고있는 책이다. 먼저 근대화라는 것을 살펴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가치관 등의 모든 면에서 전반적으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어 후진적인 상태에서 보다 향상된 생활조건을 조성해 가는 과정’으로 정의되어있다. 근대화란 단순히 사회가 서구화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외적, 내면적인 변화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근대화를 맞이할 때 중심에 있었던 것이 바로 철도이다. 철도는 우리가 갖고 있던 여러 가지의 전통적 관념을 바꿔 놓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이 책은 여러 가지 사건과 기사들을 인용하여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2. 근대화의 양면성
* 새로운 사회의 시작
철도가 생겨나고 기차가 운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먼저 당시 사람들이 기차를 바라보던 시선들은 대부분 호기심과 두려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신기한 구경거리로 여겨지던 기차는 근대화의 밑거름이 되었다. 먼저 기차는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던 공간들을 인위적인 도시의 모습으로 바꿔내기 시작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들도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도시들은 사라지고 철도의 교점이나 종점 등에 신흥도시를 만들어 냈다. 철도를 통해 신문의 배급이 활발해 짐으로써 당시의 소식통이었던 보부상들은 사라져갔고, 각 지방의 소식들이 전국에 전해짐으로써 민족 공동체라는 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차가 실어 나르던 여러 가지 생산물들은 지역경제를 국가경제로 바꾸어 놓았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신분의 제약도 사라지고 한 인간으로써의 개개인이 존재하게 되었다. 시간을 맞추어 움직이는 기차는 사람들의 시간도 공통적이고 획일화 된 개념의 시간으로 바꾸어 가고 있었다. 철도는 이렇게 여러 가지 사회적 변화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며 우리 사회를 근대화 시켜나가기 시작했다.
* 철도- 비애와 환멸의 다른 이름
서구의 근대화가 자신들의 패권을 지구적으로 관철시키는 과정이었다면, 비 서구권에서는 타율적으로 자본주의 세계로 편입되는 고난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조선의 경우는 서양의 패권주의와 일본제국주의라는 이중적 억압을 겪어야 했기에 더욱 고난에 찬 근대화를 겪어야 했다. 철도는 근대화의 첫걸음인 동시에 제도적 폭력의 서막이었다. 신문명에 대한 경이로 근대의 새벽을 열었던 조선은 이제 식민지의 어둠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일본이 조선지배의 첫걸음으로 주목한 것이 바로 조선 철도였다. 일본에게 조선의 철도사업은 ‘한국 경영의 골자’였다. 일본 통치자들에게 철도는 조선의 식민지 지배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중국대륙과 러시아 침략을 위한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철도는 속성으로 완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민중들은 땅을 빼앗기고 강제노동에 이용되어 말 그대로 ‘땅을 바치고 종이 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맥켄지가 지적한 것처럼 일제는 조선에서 “제국주의적 통치의 가장 거칠도고 가장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철도가 통과하는 지역에는 일본의 군율이 발포되어 공사나 운행을 방해하는 자들은 잔인한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는 7살짜리 아이를 총살시키는 잔인하고 야만적인 만행을 일삼았다. 민중의 생산물은 철저히 싼값으로 수탈 당해야 했고, 철도건설에서 구도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일본인 주도의 새로운 식민도시를 건설하여 전통사회와의 단절을 의도하였으며 빈부에 따른 도시공간의 분할이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국적 구분에 의해 다시 한 번 분할되는 차별의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또한 조선 민중들 사이에서는 자본적인 사회의 특징으로 전통적인 신분은 사라지고 화폐소유에 따른 계급차별이 생겨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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