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범죄 처벌의 타당성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이야기 할 때, 그 잣대로 삼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대기업이다. G7이라 불리는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나라들은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대기업을 가지고 있고, 그 나라에 큰 대기업이 몇 개 있느냐가 더 잘 사는 나라의 기준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받는 기업들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IT기업으로는 IBM, INTEL, 마이크로소프트, APPLE, 모토롤라, 퀄컴 등이 있고, 자동차로는 포드, GM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는 하나 삼성, LG, 현대 등 그 수는 다른 선진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대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치에 기여하는 바는 결코 무시할 것이 못된다. 단적인 예로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4대 기업의 자산이 GDP대비 39.1%에 다하는 보아도 그렇다.
이런 대기업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얻어지는 막대한 재화와 부가가치가 무시하지 못할 힘을 가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 하게 되었다. 족벌 경영체제, 정경유착, 정부에 특해를 받으면서 각종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족벌 경영체제의 경우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으나 현재 암묵적으로 계속 행하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에 삼성 이건휘 회장이 그 아들 이재용 상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에버랜드를 변칙 상속한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법에 상속세율이 최고 45%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세금을 내지 않고 편법으로 사실상 아들에게 상속을 해 주었던 것이 밝혀져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사실상 별다른 처분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삼성과 같은 기업이 나라의 경제에 이바지 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철저히 법적으로 처벌하게 된다면 그 기업의 경제 활동에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함부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이와 같이 대기업의 범죄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배경이 된다. 앞의 삼성의 변칙 상속에 대해서 결국 삼성이 사회에 8천억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해서 어느 정도 언론을 잠재우는 데는 성공을 했다. 하지만 결국 밝혀진 범죄에 대해서 법적 심판은 결국 내려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8천억이라는 돈은 세금이 아니라 기부의 형태였으니까 말이다.
예전에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잘 먹고 잘살더라는 말이 있었다. 대기업의 범죄가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IMF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면이 있다. 정부의 정책실패가 그 원인이다. 또는 외국 투기자본 때문이다. 등등 말이 많지만 그 중 확실한건 과도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정책이 그 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예로 김우중 회장은 1998년 1조원의 적자가 난 대우자동차에 1천억원의 흑자 결산을 지시하는 등 41조1천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하고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을 속여 9조9천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또 영국 런던에 설립한 법인(BFC)의 30여개 계좌를 통해 97년 10월부터 99년 7월까지 수입서류 조작으로 26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2백억달러(약 25조원)를 관리해 오면서 이중 상당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문제는 회계조작으로 엉터리 성적표를 내걸고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 그 자체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우 김우중 회장의 이런 범죄 행각으로 IMF로 국민 전체가 고통을 받아야 했고 대우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해 버리는 일이 일어났으며, 그로인해 수많은 가정파괴가 일어났다.
그런데 김우중 회장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가 대기업 범죄에 대해 관대한지 알 수 있는 일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 참석한 뒤 5년8개월 동안 프랑스, 독일, 수단, 베트남 등 4개국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도피생활 내내 골프를 치고 별장에서 생활하는 등 유복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분명히 대기업 범죄는 국민과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데도 불구하고 김우중 회장은 과연 그 죄의 대가를 제대로 치렀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김우중 회장이 6년여 동안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단지 우연만이 아닐 것이다.
대기업을 관대하게 처분하는 것에는 범죄가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도 작용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대한 처분이 제2, 3의 대기업 범죄를 유발하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IMF이후 과거와 달리 분식회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처벌로 인해 지금의 기업들은 문어발식 확장 경영과 같이 예전처럼 방만한 경영을 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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