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에서 ‘뱀’을 보는 시각
< 목 차 >
1. 시작하면서
-뱀은 왜 싫은 건가?
2. 속신에서 보는 뱀
-뱀을 싫어만 하는가?
3. 업으로서의 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뱀
4.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뱀
-은혜와 복수가 철저한 뱀
5. 숭상의 존재에서 탈락
-신화 시대에서 전설의 시대로
6. 마치면서
1. 시작하면서
뱀.
그 단어만 들어도 징그럽다, 기분이 나쁘다, 무섭다, 등의 생각이 든다. 뱀은 세모꼴의 머리에 삼각형의 매서운 눈매를 가진 채 발밑을 소리없이 스슥 지나가는 촉감을 연상시키며 땅을 지나다닌다. 금속을 긁는 듯한 쉭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끝이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며 치명적인 독을 품은 이빨로 인간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리고 뱀은 냉혈동물이어서, 그 동물을 만졌을 때 손끝에 닿는 차가고도 미끈한 느낌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뱀을 싫어한다. 그런데 정말 이러한 뱀의 생태적 특징으로 뱀을 혐오하는 것일까?
뱀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지만 뱀 종류의 10%정도가 사람을 해치는 독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미 우리 머리 속에 자리잡은 어떠한 개념으로 인해 뱀은 혐오를 일으키는 동물로 인식되어 싫어할 수도 있다. 그래서 뱀을 보거나 만지거나 할 때, 심지어 뱀을 실제 경험하지도 않았을 때부터 뱀을 혐오하기도 한다. 그 예로, 요즘 자주 여는 파충류 전시회에서 뱀을 만지거나 어깨에 얻어보는 관객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옆에 조련사가 있고 독을 제거하여 안전이 지켜지는 상황에서도 뱀을 만지는 일에 관객들 대부분이 피하게 된다. 뱀이 손에 닿기도 전에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에게 뱀은 이미 혐오와 두려움을 주는 동물로 인식되어 그러한 반응을 보이게 한다. 뱀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동물인 것이다.
그러나 뱀이 부정적인 동물이기만 할까? 그렇다면 뱀이 왜 세계를 좌우하는 12지신에 포함되고 뱀술이나 뱀탕이 뱀이 멸종될 위기에 처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일까? 뱀이 부정적인 동물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 우리 문화 속에서 뱀이 어떠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속신(俗信)에서의 뱀
속신(俗信)에서는 ‘밤에 피리나 휘파람을 불면 뱀이 온다.’고 한다. 이때의 뱀은 밤에 활동하는 동물로 혐오를 일으키는 동물이다. 그러나 실제 뱀은 우리가 생각하는 귀가 없다. 겉으로 들어난 겉귀나 가운데 귀가 없다. 다만 속귀가 발달하여 지면을 타고 전달되는 소리를 예민하게 듣을 수 있다. 즉, 뱀은 휘파람 소리나 피리 소리를 들을 수 없다. 피리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코브라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반박이 들어올 수 있지만, 이때 코브라는 소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땅꾼의 움직임에 놀아나는 현상이다. 결국 밤에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타난다는 말은 뱀의 생태에 벗어나는, 황당무계한 말인 것이다. 실제 뱀의 특성에 어긋날 정도로 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한다는 예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그 예는 풍부하다. ‘실뱀 한 마리가 온 바다를 흐리게 한다.’ 라든지 ‘조그만 실뱀이 온 강물을 휘젓는다.’ 는 말은 소인이 사회 전체를 흐리게 하는데 대한 비유이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다.’ 는 일을 처리하는데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남이 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 한다는 뜻이다. ‘구멍에 든 뱀 길이를 모른다.’ 는 말은 숨긴 재주나 재물이 얼마인지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뱀이 감았던 호박을 먹으면 죽는다.’, ‘뱀 구멍에 오줌 누면 뱀을 낳는다.’, ‘뱀이 앞길을 질러가면 재수없다.’, ‘뱀이 집에 들어오면 3년 운수가 나쁘다.’, 등 그 예는 여러 가지이다. 이렇듯, 뱀은 분명하지 않고 밝지 않은 부정적인 인상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미신적인 믿음은 꿈풀이에도 적용된다. 뱀이 나오는 꿈 중 길몽과 흉몽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호랑이가 자기 몸에 감긴 구렁이를 바위에 비벼서 잘라버리는 꿈은 자신에게 벅찬 큰 세력을 꺾거나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과 더불어 그 이전에 추진하고 있던 사업을 성취시키게 되어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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