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를 통해 본 로마사회의 구조
1. 초기의 노예제 : 왕정 초기부터 기원전 5세기까지
도시 로마를 창건한 로물루스(Romulus)가 취하였다는 정책은 왕정 초기의 노예제와 관련하여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는 정복전쟁을 통해 장악한 도시들의 성년 남자들을 죽이지 말도록 하였고 그 주민들을 노예로 삼지도 않았다. 그는 정복한 도시들에 로마 식민시들을 건설하였으며 일부 주민에게는 로마시민권을 주도록 하였다. 또한 주민의 수가 부족하자 카피톨리움 언덕의 한 신전 피난소를 인근 도시의 주민들에게 개방하였고 거기에는 자유인이든 노예이든 어떤 외국인도 도피할 수 있었으며, 그들은 로마시민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아마도 초기에 로마의 인구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인구수를 늘릴려는 정책으로 느껴진다.
초기의 가부장제적 사회에서는 소수의 유력한 귀족들이 숫적으로 많지 않은 노예들을 소유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노예는 가부장(pater familias)의 가정(familia)의 구성원이 되었다. 노예는 가부장의 절대적 권한에 종속되었다. 그러나 노예들이 주인의 가족공동체 일원으로 기능하였을 것이므로 이 시기의 노예제는 흔히 가부장제적이며 가내적 성격을 지녔다고 묘사된다. 무엇보다 노예가 주인의 가정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주인과 함께 살면서 주인에게 봉사하고 주인과 함께 일하는 것은 분명히 주인과 노예간의 인간적이고 온정적인 관계형성에 유리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노예는 법적으로 주인의 재산에 불과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인과 노예간의 관계는 온정적인 특성을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로마의 제 6대왕 세르비우스 툴리우스는 선대왕인 타르퀴니우스 프리스쿠스의 노예출신으로 그가 영리하고 영민하여 왕의 딸과 결혼시켜 후계자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당시 노예에 대한 선입견이라 든지 선입관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처럼 이 당시까지만 해도 아직 노예가 생산 활동에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이때는 주로 부채노예나 클리엔테스에 의한 생산 활동이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이다.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는 말하자만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파트로네스는 법정에서 클리엔테스를 변호해주었으며, 경제적으로 클리엔테스가 용익할 수 있도록 약간의 토지를 허용하였다. 이에 대해 클리엔테스는 파트로네스에게 노역을 제공하고 복종할 의무가 있었다. 특히 클리엔테스는 파트로네스를 위해 투표하는 등 보호자를 정치적으로 지지하였다. 결국 클리엔테스들은 인신은 자유인이었지만 본질적으로 유력한 파트로네스의 가문에 연결되어 그 가문의 보호와 통제를 받는 파트로네스 가문의 외부 집단이었다. 당시 로마는 이 관계를 대단히 중요시 여겼고 만약 파트로네스나 클리엔테스가 자신의 의무를 저버릴 경우 그것은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않은 자로 여겼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그의 부관 이였던 티투스 라비에누스이다. 원래 라비에누스는 폼페이우스의 집안이 파트로네스로 있는 지방의 클리엔테스 출신이었고 때문에 내전이 일어났을 당시 전우이자 친구이고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가장 총애하던 부하였던 라비에누스는 폼페이우스의 호출에 결국 폼페이우스의 진영으로 갔다고 한다. 그 만큼이나 로마는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 관계를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부채 노예제는 무엇인가? 로마에서는 일찍이 부채노예제가 광범히 시행되었다. 부채를 변제하지 못하는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인신이 양도될 수 있었다. 따라서 채무자는 인신이 구속된 부채노예가 되어 채권자에게 강제로 노동을 제공하거나 채권자의 자의적 처분에 맡겨질 수 있었다.
가부장제적 노예제의 시기는 여러 범주의 예속인들, 즉 노예, 부채노예, 그리고 피호인이 공존하였고 외국인 출신의 노예노동이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2. 노예제의 확산
로마는 기원전 4세기의 팽창전쟁에서 보다 빈번하게 피정복민을 대규모로 노예화함으로써 기원전 4세기 이래 이탈리아에는 전쟁포로로부터 구입된 ‘구매노예들’이 증가하였다. 노예노동의 중요성으로 미루어 노예제의 확산을 시사하는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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