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양식]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1998, 압바스 키아로 스타미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1998 압바스 키아로 스타미.
나는 다큐멘터리의 5가지 양식 중에 성찰 양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데 특히 성찰적 양식의 틀을 제대로 반영한 압바스 키아로 스타미의 영화 를 통해 자세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특별히 성찰양식을 선택하게 된 것은 ‘되돌아본다.는 뜻을 가진 성찰이라는 말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성찰이라는 말속에는 한 템포 쉬어간다, 혹은 더욱 깊이 들여다본다는 뜻이 들어있다. 쉼표 하나 찍고, 그 자리에 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키아로 스타미의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라는 영화가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먼저 성찰적 양식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카메라 앞의 대상만이 아닌 카메라 뒤, 카메라가 지나 온 자리를 기록하고 다시 반성해보는 것을 말한다. 다큐멘터리 입문에서는 이 과정을 제작자와 관객 간의 절충 과정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배우에 대한 제작자의 개입이 아닌 제작자 자신이 직접 개입하는 것을 뜻한다. 성찰 양식에서 재현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주관적인 것으로 변한다고 생각한다. 객관성보다는 제작자 본인의 태도를 성찰해보는 것, 작품,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 그 자체를 바라보라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키아로 스타미의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이 영화의 짧은 시놉시스를 소개하겠다.
키아로 스타미의 3부작이라고 불리는 작품 중 첫 번째 작품인 1987년 작 의 촬영 배경지가 되었던 이란의 북부 지대에 대지진이 일어난다. 1990년 당시 5만 명이 넘는 사상자와 재산 피해가 일어났고, 출입도 철저히 통제 되었었다. 키아로 스타 미는 당시 함께 촬영 했던 두 명의 아이들의 생존여부를 알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이란의 북부 방향으로 차를 몰고 떠난다. 하지만 실제 자신이 나온 것이 아니고 자신과 아들의 대역 배우와 스텝 몇 명을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극영화적인 요소들도 많다. 여행 도중 길이 막혀 가지 못하기도 하며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북부 지역에 가까우면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할아버지도 만난다.
기아로 스타미가 찾아 떠나는 이란 북부 지진 지역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라는 영화의 배경이 되기는 하지만 주제는 되지 못한다. 감독이 객관적으로 지진 지역을 촬영하러 간 것이 아닌 그 지역으로 찾아가면서 자신의 앞선 영화에 대해 성찰하는 부분이 더욱 크게 자리 잡는다. 성찰 다큐의 재현 요소가 주관적으로 적용된다는 부분이 이런 면에서 알 수 있다.
성찰적 양식의 또 다른 기법 중 하나는 바로 ‘소격효과’이다.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이 기법의 최초 사용자는 ‘낯설게 하기’라는 말을 창시한 베르톨트 브레히트이다. 이것은 일상 세계를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보려 했던 초현실주의와 더 가깝다고 한다.
이런 브레히트 기법을 잘 사용하는 감독 중에 지아 장 커가 있다. 그의 영화들에서는 뜬금없이 UFO가 출몰하기도 하고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이런 낯설게 하기에는 다큐멘터리가 세계에 대해 깊이 사고하지 않고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하나의 영화 장르로 작동하는가 하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장면 중에 그런 장면이 있다. 키아로 스타미가 여행 도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할아버지를 만나는데 그 할아버지가 전 영화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당시 스텝이 요구했던 연기, 짜증났던 점이 영화에 고스란히 등장한다. 순간 ‘이건 뭐지?’ 하며 몰입도가 깨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여행이라는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다 자꾸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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