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인어공주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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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동화 인어공주 패러디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인어공주 패러디
내 이름은 ‘나 인어’입니다. 지금쯤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시겠지만 뭐 저도 제 이름이 우습긴 합니다. 딸 부잣집인 관계로 ‘인’자 돌림을 하다 보니 인순, 인자, 인화, 인영, 인정, 인후를 짓다 마지막 일곱째 ‘인’ 자 다음뭘로 지을까 고민하시던 아버지가 붙인 것이 ‘어’. 바로 인어가 된 것입니다. 이름하니 또 생각나 버린 나에게 무시무시한 저주를 건 인물이 생각납니다.
바야흐로 13년 전 바다 유치원 용궁반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꼭 밀가루 뒤집어쓴 모양으로 허여멀건 하게 생긴 남자 아이 일명 밀가루 보이. 크리스마스 학예회 때, ‘인어공주’ 연극을 하게 된 우리반. 공주 역에는 이름이 단지 인어라는 이유 하나로 제가 되었고 왕자 역할에는 밀가루 보이가 되었지요. 그러나 갑자기 그 밀가루 보이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무슨 인어 공주가 새우눈이예요. 동화책 인어 공주는 눈도 크고 쌍꺼풀도 있었는데. 난 새우눈에 못생긴 인어공주는 싫어요.” 라며 말이죠. 그 밀가루 보이의 말이 있기 전까지 전 제 눈이 좀 작은 것은 알았지만 제가 못생긴 줄은 몰랐습니다. 그 후 저도 어린 마음에 서글퍼 인어 공주 안 하겠다고 때 쓰고 울고 그로 인해 우리 용궁반은 온통 눈물 바다가 되었다는 전설이... 아무튼 그 밀가루 보이의 악담 아닌 저주스런 말로 전 지금까지 새우와 관련된 음식은 모조리 사양입니다. 4천만이 애용하는 새우깡까지도 말이죠,
이제 전 대학교 입학만을 꿈꾸고 있습니다. 드디어 대학교 합격증을 받기 위해 서울에 온 전 제가 다닐 대학을 가기 위해 전철을 탔습니다. 서울이란 곳 낯설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순간 제 눈에 정말 조인성 저리 가라 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는 군요. 역시 서울이라 그런지 잘생긴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철은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고 내리려는데 어, 핸섬 보이(어느새 이렇게 바뀌었음)도 이 곳에서 내리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하는데 이 핸섬 보이도 제가 다닐 학교 다니나 봅니다. 제 가슴이 왜이리 떨리는 걸까요. 아마도 전 이 핸섬 보이에게 반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밀가루 보이의 “새우눈에 못생긴 인어 공주는 싫어요. 난 예쁜 인어 공주가 좋다고요.” 저주가 생각날까요. 아마도 핸섬 보이도 잘 생긴 왕자니까 예쁜 인어 공주를 좋아하겠죠. 아쉬운 마음을 거두고 전 제 일을 보았습니다. 근데 그 핸섬 보이 좀 당황한 표정으로 현관에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일기예보보고 온 덕에 전 우산을 챙겼는데 핸섬 보인 아닌 모양입니다. 뭔가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때 마침 제 옆을 지나가는 예쁘장한 여학생에게 제 우산을 건네며 핸섬 보이를 가리키며 전해 달라고 했죠. 그러자 그 여학생 알았다며 핸섬 보이를 향해 다가가 우산을 건네네요. 죄 지은 것도 없이 숨어 그 광경을 본 후 전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저걸 직접 건넸다면 아마 우산만 받고 저 미소는 없었겠죠. 또다시 떠오르는 밀가루 보이의 말들.
전 그 길로 집으로 내려가 단식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쌍꺼풀 수술을 위해서. 악몽 같은 밀가루 보이의 저주가 따라 다니고 있는 이상 이 눈으로 도저히 대학교에 입학해서 당당히 다닐 자신이 아니 핸섬 보이를 볼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성형수술을 찬성하는 쪽은 아니지만 그 저주에서 풀려난다면 전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막내딸의 처절한 몸부림을 지켜보다 지치신 부모님은 드디어 허락을 하셨습니다. 전 그 길로 신의 손이라 소문난 유명한 성형외과를 찾아가 쌍꺼풀 수술을 받으러 갔습니다. 꼭 사악한 마녀 마냥 여의사는 질투가 날 정도로 정말 예뻤습니다. 여의사는 여러 시술 법들을 이야기하며 제게 적당한 시술 법을 권했고 부작용 역시 이야기했습니다. 요즈음은 쌍꺼풀 없는 눈도 유행이라며 비를 예로 들며 안 해도 개성 있는 눈이라는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허나 저에게는 씨도 안 먹히는 말이었습니다. 비는 남자고 또 춤 되지, 키 되지, 몸매 되지, 노래되지 그에 비해 저는 여자고 춤NO, 키 NO, 몸매NO, 노래NO. 뭐든 안 되니 밀가루 보이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라도 해야 했습니다. 드디어 수술 날짜를 잡고 시간이 흘러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성공적. 전 이제 새우눈에 못생긴 인어 공주가 아닌 당당한 쌍꺼풀을 가진 인어 공주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입학식 후 바쁜 나날을 보내다 우연히 들게 된 동아리에서 전 핸섬 보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핸섬 보이 저를 향해 다가온 후 말을 겁니다. “네가 나인어 맞아?”라고. 전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어, 맞아.”라고 했더니 약간 미간을 찡그리며 이상하다는 강력한 의심의 눈빛으로 절 뚫어지게 보며 “네 눈 혹시 양식이냐?”하지 않겠어요. 저는 속으론 뜨끔했지만 절대 아니다, 억울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당당히 “아니! 자연산 인데!” 했지요. 하지만 핸섬 보이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습니다. “이상하다. 나인어라는 이름이 흔한 것도 아닌데 어째 눈은 아니냔 말이야.”라며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진짜 자연산 이냐?”라고 되묻는 군요. 이 녀석이 남의 감추고 싶은 비밀을 자꾸 들춰 내려고 하는지 전 욱하는 마음에 “진짜 자연산 이라니까!!”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지요. 그랬더니 그 핸섬 보이 “그럼 그렇지 왜 소리를 지르냐.”며 씩 웃어 보이며 던진 한 마디 “눈 예쁘다.”였습니다. 순간 전 밀가루 보이의 허여멀건 얼굴이 한 줌의 밀가루가 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드디어 이 녀석의 저주가 풀어지려나 봅니다.
그 일 이후로 그 핸섬 보이와 전 나름대로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 마음속에서는 핸섬 보이를 향한 사랑이 자라나고 있었지만 핸섬 보이 왕자는 절 그저 친구로만 생각하는 듯합니다. 참 이 핸섬 보이의 이름이 왕자 에요. ‘한 왕자’. 제 이름 못지 않게 웃음이 나오시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왕자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무지 웃었으니까요. 왕자에 대한 제 마음이 나날이 커 가고 있을 때 우연히 마련된 술자리. 어느덧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때즈음 선배 한 명이 왕자에게 물었습니다. 인기도 많은 녀석이 왜 여자 친구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저 역시 궁금한 터라 또 왕자는 어떤 타입의 여자를 좋아하는지 궁금해 두 귀 쫑긋 세우고 왕자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들리는 왕자의 목소리. 7살 때, 바다 유치원, 용궁반, 인어 공주, 새우눈. 지금 들리는 단어들을 조합해 보면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긴데 왜 이야기를 들으면서 악몽 같은 밀가루 보이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난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한 상태에서 왕자를 쳐다보았습니다. 여전히 입에서는 주저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후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요. 마치 천년 만년의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질 때 주위의 웃음소리들이 제 의식에 노크를 했습니다. 이어 들리는 한 선배의 목소리 “그러니까 넌 그 아이를 새우눈에 못생긴 인어공주라 싫다 하고 그 아인 너보고 허여멀건 밀가루 뒤집어쓴 말라깽이 왕자라 싫다고 해서 결국 그 연극을 못했다. 그래서 넌 그때의 충격으로 열심히 운동해서 근육 몸에 구릿빛 피부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하게 쌍꺼풀눈보다는 작은 눈에 쌍꺼풀이 없는 눈에 더 끌린다. 나인어라는 이름을 합격자 명단에 서보고 그 애가 아닐까 기대하고 그 애가 들었다는 우리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니가 찾던 바다 유치원 용궁반 새우눈 나인어가 아니었다. 이거란 말이지” 이건 꿈입니다. 그 밀가루 보이가 핸섬 보이라니 저렇게 틀린데 정말 이건 꿈입니다. 그나저나 내가 허여멀건 밀가루 뒤집어쓴 말라깽이 왕자는 싫다고 했다니 또 그 밀가루 보이가 한왕자라는 결코 흔하지 안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다니 미스터리입니다. 아마도 하도 밀가루 보이 밀가루 보이 하다 보니 한왕자라는 이름은 지워진 것 같습니다.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저 핸섬 보이 한왕자가 찾는 이상형이 새우눈을 가진 나인어라니 정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제야 밀가루 보이의 저주가 끝나나 했는데 그 저주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저주로 남으려는가 봅니다. 자연산 눈이라고 그토록 박박 우겼는데 이제 와서 ‘나 사실은 양식 눈이야 내가 그 인어야’ 할 수도 없는 거고 이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전 왠지 핸섬 보이 밀가루 왕자를 마주 대하기가 꺼려져 이래저래 동아리 모임도 피하고 있을 무렵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맞은편에 누군가 새우튀김을 가득 담은 식판을 내려놓는 게 보였습니다. 아직까지 전 새우와 관련된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아무리 이젠 새우눈이 아니라지만 십년넘게 먹지 않은 음식이라 쉽게 손이 가질 않습니다. 인상을 찌푸리며 밥을 먹고 있는데 그 식판의 주인이 말을 합니다. “새우는 역시 양식보다는 자연산이 맛있단 말이야. 아무리 자연 산이라 속이려 해도 양식은 자연산 맛을 낼 수 없으니까 말이야 ”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지 당연한 말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군요. 어디 새우뿐이겠습니까. 근데 지금 제눈앞에 보이는 건 제 고등학교 졸업 앨범... 가만히 고개를 드니 핸섬 아니 밀가루 보이 왕자가 제 고등학교 앨범을 펼쳐 제 자연산 새우눈을 가리키며 “어이, 새우눈에 못생긴 인어 공주 눈이 언제 양식으로 바뀐 건가? 요즘은 자연산 새우눈에도 쌍꺼풀이 있나?” 이런 알아 버렸습니다. 그토록 숨기려 했건만 할 수 없습니다. 이젠 이판사판입니다. “요즘은 후천적으로도 새우눈에 쌍꺼풀 생겨 왜 이르셔”하며 전 정말 어이없는 말을 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그러냐, 뭐 워낙 오염이 심하니 변종들도 나올 수 있겠지”라며 어이없는 제 말에 역시 어이없는 대답을 하는군요. 전 더 이상 할말도 없고 창피하기도 하고 해서 그 자리를 피하려 할 때 밀가루 보이 “어이, 변종 인어공주 나도 변종 밀가루 왕자니까 우리 변종끼리 그때 못해 본 인어공주 연극 다시 해보자. 아! 물론 동화책 새드 엔딩말고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왕과 인어공주 언니들의 힘으로 마녀 물리치고 행복해 하는 장면부터 어때?” 전 멍한 표정으로 핸섬 보이 밀가루 왕자를 쳐다보았죠. 병이라도 걸린 것 마냥 제 가슴이 왜이리 쉴세없이 뛰는 걸까요. 아마도 이제부